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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제주 돌창고의 변신을 바라보며
데스크 승인 2018년 05월 15일 (화) 김은철 대한건축사협회 정회원 (주)아란건축사사무소& |  
   
 

김은철

대한건축사협회 정회원

(주)아란건축사사무소앤파트

 

 

예전에 흔히 볼 수 있었던 돌창고
사용 줄면서 흉물로 방치
최근 육지이주민 늘면서 엄청 ‘인기’

관광제주 ‘핫 플레이스’ 부각
지역정체성·외부 정서 결합 재탄생
원형 유지하며 보전될 수 있기를

 

제주도의 마을길을 걷다보면 흔히 볼 수 있었던 것이 돌창고였다. 주변에 널린 재료인 돌로 지어진 돌창고는 예전에는 단지 창고나 공장·선과장 등으로 사용됐으나 그 사용이 줄어들면서 흉물스럽게 방치되고 있었다.

그리고 돌집을 짓지 않게 되면서 점차 돌 쌓는 기술자들도 전업하면서 돌을 대충 쌓고 시멘트로 벽을 바르는 현재의 모습으로 돌집이 명맥을 유지해 왔다. 제주도의 전통가옥들은 대부분 바람이 센 자연환경 때문에 지붕이 낮은 반면 돌창고는 재료와 용도 때문에 천장이 아주 높게 지어졌다.

최근 제주도로 수많은 육지 이주민이 유입되면서 시골의 돌창고들이 엄청 주목받기 시작했다. 방치되거나 사용하지 않던 수많은 돌창고들은 이제 가장 주목받는 ‘매물’로 부각, 많은 사람들에게 구매의 러브콜을 받고 있다.

요즘 부르는 게 값일 정도로 거래되는 돌창고나 돌집의 모습을 보면 참으로 격세지감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어릴 적만 해도 시골집의 창고나 옛날집들은 살기도 불편하고 낡고 시골 같은 느낌만 들었는데 어느 샌가 제주도를 찾는 모든 관광객의 주목을 받는, 제주다운 정감이 가는 핫한 플레이스가 되어 관광제주를 대표하는 또 하나의 아이템이 되고 있다. 제주올레길을 찾는 올레꾼들이 아름아름 SNS을 통해 외부로 전파한 것도 이러한 인기에 일조했다.

또한 특별한 활용방안을 찾지 못하던 돌창고와 돌집을 활용해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한 지역사회와 주변 주민들도 성공모델들을 찾아 나섰다.

제주관광공사와 핵심지질마을 주민들은 마을에 방치돼 있던 돌로 지어진 옛 공장을 비롯해 감귤창고를 활용한 한림읍 소재 앤트러사이트와 애월읍 소재 프롬더럭카페를 방문, 핵심지질마을의 버려진 옛 지역자원을 마을수익으로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에 대한 아이디어를 찾고 있다. 또한 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하는 한림읍 소재 물마루 전통된장학교와 애월읍 소재 잼잼수다뜰을 방문해 관광객들이 선호하는 프로그램을 직접 체험했다고도 한다. 점차 도민들도 적극적인 활용에 관심과 참여가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활용방안 참여 유도에는 사고의 전환이 필요했던 것 같다. 사실 대부분 도민의 경우 최근 몇년간 주목받는 돌집이나 돌창고 빈집의 활용방안에 대해 크게 관심을 갖지 않았다.

제주도 자체가 천혜의 관광지이긴 하지만 이곳에서 나고 자란 주민들의 경우 생활공간을 상업적 영업공간으로 활용해보자는 생각 자체를 할 수 없었는 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반복되는 힘든 노동으로 인해 그 노동의 터전이자 삶의 터인 돌창고 등이 달갑지 않았을 수도 있다.

특별하지 않았던 돌창고의 새로운 용도로의 재탄생은 제주도민으로서는 올레길의 선풍과 더불어 참 고마운 변신이라고 생각된다. 그로인해 역사 속으로 사라질 뻔했던 돌집이나 돌창고, 그 옛 공간의 가치가 다시 계승되고 있기 때문이다.

오늘의 변화를 받아들인 돌창고가 옛 모습을 간직하면서 새롭게 태어나서 더욱더 아름답게 느껴진다. 밤 문화의 절대적인 부재가 거론되던 제주에 돌창고 등은 지역의 사랑방과 문화·예술공간으로서도 그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이제는 더 이상 관광제주에서 돌창고의 가치는 어림할 수 없을 정도로 커졌다. 돌창고카페는 그 마을의 소중한 중심공간으로 사랑받고 있는 것이다.

최근 잦은 크고 작은 지진으로 인해 우리나라도 아주 작은 소규모 건축물에 대해서도 내진설계기준이 매우 강화됐다. 이에 따라 기존의 돌창고와 돌집을 다른 용도로 변경하려고 할 때 지진에 취약해 예전 형태로의 원형보존이 어려워졌다. 대한민국이 더 이상 지진에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사실은 전 국민이 알고 있어서, 안전이 최우선이라는 사실에는 이론이 없을 줄 안다. 기존에 이미 다중이용시설로 운영 중인 시설물에 대해서도 구조보강이 이뤄지도록 보강법이 요구된다.

제주사람들의 지혜와 역사가 담겨 있어서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제주만의 독특함이 살아있는 돌창고는 지역의 독특한 정체성을 간직하면서, 외지인의 정서가 결합해 현재의 모습으로 재탄생한 역사의 산물이다. 이를 제대로 원형유지하면서도 보존될 수 있도록 합리적인 방법이 모색되길 기대해본다.

[제주매일 김은철 대한건축사협회 정회원 (주)아란건축사사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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