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산업정보대학장   이   용    길

 재?보궐선거 당선자들이 일제히 취임식을 갖고 업무를 시작하였다. 취임식에서 그들은 향후 임기동안 수행할 정책과 계획을 밝혔다. 신임 지사.시장의 의욕적이고 소신에 찬 시정(施政)방침에 신뢰와 찬사를 보내는 바이다.

 먼저 새 당선자는 지방자치단체의 수장(首長)이라는 점을 명심하여야 한다. 광역자치단체장이든 기초자치단체장이든, 모두 주민직선에 의해 뽑힌 해당 지자체의 최고책임자라는 말이다. 따라서 모든 행정은 주민 중심으로 이루어져야한다. 즉, 주민의(住民主權) 주민에 의한(住民參與) 주민을 위한(住民本位) 지방의 정치?행정이어야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당장 해야할 일은 민생(民生)을 챙기는 일이다. 침체된 지역경제에 활기를 불어넣고, 주민들의 일상생활과 직결되는 사안들을 차근차근 풀어나가야 한다.

눈에 쉽게 띄고 후세에 업적으로 남길만한 거창한 사업을 펼치는 것도 좋다. 하지만 자치행정에서 중요한 것은 비록 잘 드러나지는 않는다 하더라도 주민편익 위주의 행정이 우선돼야 한다는 사실이다.

 지방자치의 궁극적인 목표는 지역의 발전과 주민복지의 증진이다. 당선자들은 여러 가지 다양한 미래 청사진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행정은 일관성과 연속성이 있어야 한다.

물론 종전의 잘못된 것은 개선하거나 과감히 폐기하여야 하겠지만, 전임자가 시행했던 일들을 순리대로 정리하는 가운데 새로운 시책을 전개해 나가는 것도 행정의 한 방법이 된다. 특히 2년의 짧은 임기 중에 많은 것을 해야하겠다는 중압감에서 벗어나야 한다. 과욕은 절대 금물이다.

 그런 점에서 국제자유도시의 건설은 지상과제이다. 지금까지는 말로만 국제자유도시를 외쳐왔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달라진 것이 전혀 없기 때문이다.

주민들이 적극 참여할 수 있는 유인책을 다각도로 모색하고 협조를 구해야 한다. 실제로 피부에 와 닿는 구체적인 사업을 제안하면서 본격적으로 추진하여야 한다. 특별자치도에 관해서는 너무 조급하게 생각하지 말아야 한다. 역사적 사실과 주민정서 그리고 지역의 장래를 고려하여야 하며, 최종적으로는 주민의 합의에 의해 결정하여야 한다.


 제주도의 산업은 농업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 감귤을 비롯한 1차 산업의 육성에 힘을 기울여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품종개량?영농방법과 유통의 개선 등 경쟁력 향상에 꾸준히 노력함으로써 생명산업을 살려야 한다. 교육?문화적 욕구도 해결하여야 한다.

주민들은 보다 많이 배우려 하고 지식을 쌓고 싶어한다. 수준 높은 문화생활과 여가를 즐기려 한다. 이러한 주민들의 요구에 부응하고 관광산업을 진흥하기 위해 우리 지역 고유의 전통과 미풍양속을 계승할 수 있는 종합 문화?관광도시로 가꾸어 나갔으면 하는 바램이다.

 언제나 원론적인 얘기로 그치고 마는 ‘보존과 개발의 조화’ 문제도 지혜롭게 풀 수 있어야 한다. 이에 관해서는 솔직히 정답이 없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만큼 까다로운 난제이기 까닭이다. 그렇지만 제주도가 자랑스럽게 후대에 넘겨 줄 수 있는 유일한 자산은 오직 ‘자연환경’이 라는 데에는 이론(異論)의 여지가 없을 터이다. 지하수의 보전도 신중하게 논의돼야 한다.

 4.3의 원만한 마무리로 반세기가 넘게 계속돼오고 있는 도민의 한과 고통을 조속히 치유해야하며, 그동안 선거 등으로 빚어졌던 갈등을 해소하는데도 전력해야 한다. 아울러 상대방 패자에 대한 배려도 잊지 말아야 한다.

 이제 행정은 투명하여야 한다. 공개를 원칙으로, 공정하고 실질적인 행정서비스를 통해 주민을 만족시켜야한다. 주민들이 ‘왜 나를 선택하였는갗를 항상 염두에 두고, 늘 초심(初心)으로 돌아가 ‘주민생활의 질’을 높이는데 매진하기를 바라는 바이다. 이번 선거에서 당선된 모든 분들에게 거듭 축하를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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