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1일까지 제주서 댄스포럼 진행
관광 접목 글로벌 문화 인프라 필요

 

 

 

인간은 태어나면서부터 춤을 추었다. 어머니의 자궁에서부터 움직이기 시작한 태아는 세상 밖으로 나오면서부터 사지를 흔들어 댄다. 원시사회에서 춤은 필연적인 것이었다. 춤은 인간에게 자연과 친하게 지내고, 자신을 타인에게 알리고 표현하는 수단이었다.

불과 몇 년 전만해도 일반인들이 몸을 움직이는 것은 에어로빅 정도가 고작이었다. 그러나 이즈음엔 재즈댄스·벨리댄스·탭댄스·탱고·살사와 차차차 등 댄스 스포츠·전통춤과 발레까지 여러 종류의 춤들이 대중들과 만나고 있다. 살을 빼기 위해 추었던 예전과는 달리 스트레스 해소와 취미로, 더 나아가 단순히 배우는 것에 그치지 않고 직접 공연을 하기도 한다.

우리 민족은 고대로부터 노래하고 춤추는 것을 즐겼다. 전국에 이는 춤바람은 이 같은 한국의 민족적인 정서와 무관하지 않다, 어릴 때 쥐불놀이를 하며 마을 동산을 뛰어다니면서 느끼던 아우라, 달리는 관광버스에서도 일어나 춤추고 노래하는 아줌마 아저씨들의 끼, 젓가락 장단과 손바닥 장단만으로도 흥을 돋우는 즉흥성, 이 같은 기질은 언제든 국민적인 에너지로 결집될 수 있는 잠재력이기도 하다.

재단법인 전문무용수지원센터가 어제부터 내달 1일까지 제주도 일원에서 ‘무용예술읕 통한 국제도시 제주의 이미지 고양’을 주제로 ‘국제댄스포럼’을 개최하고 있다. 워크숍(28·29일)·사진전(28~1일)·즉흥춤 공연(30일)·세미나(1일)·갈라공연(1일) 등 프로그램이 다양하다. 포럼의 논의 주제인 ‘유휴 공간을 활용한 제주의 문화예술 발전 모색’은 예술공간 사업과 서귀포 연탄공장의 복합 공연장화 등 제주도가 추진 중인 사업과도 연계성이 높다.

미국 다음으로 대학에 무용과가 많이 개설된 대한민국이지만 정작 제주도는 무용의 불모지나 다름없다. 종합선물과 같은 다양한 프로그램이 편성된 국제 규모의 이번 무용축제는 제주 무용 활성화에 기폭제가 될 것이다.

특히 무용예술과 관광을 연계한 제주댄스빌리지 프로젝트 제안은 전 세계의 춤을 제주에서 보고 즐기고 체험하는 춤의 전지구화(Globalization)를 표방하고 있어 ‘국제도시’ 제주의 문화예술 인프라로 그 효용성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제주도립무용단이 공연한 화제작 ‘자청비’를 보면서 제주의 농사신(神)에 대해, 제주돌문화공원에서 열리는 제주국제즉흥춤축제를 통해 오백장군과 설문대할망을 알게 되는 과정은 단순히 제주도를 관광도시로서만 인식시키는 한계에서 벗어나게 한다. 유네스코 인류 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된 해녀문화와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된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을 보유하고 있는, 세계7대 자연경관에 선정된 제주도가 예술과 접목된 인프라의 구축으로 관광자원의 경쟁력을 배가시키는 정책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글로벌 시대에는 나가는 것 못지않게 불러들여 하는 국제화 역시 중요하다. 그 보다 더 중요한 것은 국가간, 민족간 자국의 문화와 경험을 공유하는 것이다. 이는 ’교류‘에서 한발 더 나아가 ’공감‘(共感)을 향한 과정이다. 국제자유도시 제주에 관광을 접목한 새로운 글로벌 문화 인프라가 필요한 이유다.

문화예술을 통한 국가 이미지 고양과 이를 통한 국가 경쟁력 강화는 21세게 선진 여러 나라의 중요한 정책이다. 지금이야말로 예술과 관광이 접목된 정책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점이다. 새로 들어설 제주 정부는 과시형의 요란한 정책보다 이 같은 고 부가가치의 문화예술 정책에 눈을 돌려야 한다.

제주를 방문한 지구촌 곳곳의 사람들이 세계 여러 나라의 춤을 즐기고, 가족단위 관광객들이 댄스 빌리지에서 하룻밤을 묵게 하자. 그곳에서 이어도타령과 해녀춤을 배우고, 제주 오름의 한적한 숲속에서 춤을 통한 명상과 치유. 힐링의 순간에 빠져드는 모습은 문화와 관광을 접목해 성공한 외국의 몇몇 사례와 비교해 보아도 분명한 차별성이 있다.

저작권자 © 제주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