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보다 낮은 제주 여성의원 비율
상임위 개선·여성정책 확대 등 과제

 

 

더불어민주당 여성 비례대표 도의원으로 선출되어 4년간의 의정활동 마무리를 앞두고 있다.

여성 의원으로 이번 제10대 도의회 의정활동을 하면서 느꼈던 소회, 여성정책 관련한 의정활동 평가를 통해 몇가지 제언을 하고자 한다.

첫째, 여성의 정치참여 확대가 필요하다. 2000년 비례 여성할당제를 도입하기 시작한 이래로 여성의 정치참여는 조금씩 증가하고 있지만, 제10대 제주특별자치도의회의 여성 의원은 7명(17%) 뿐이다. 전국 지방의원 중 여성 비율 23%보다 낮은 수준이며, 지역구 여성 의원 선출은 제10대가 처음이었다.

이번 6·13 제7회 지방선거에는 11명의 여성 후보자들이 지역구에 도전하고 있어 과거에 비해 증가하긴 했으나 아직도 전체 후보의 15% 밖에 안된다는 현실적인 아쉬움이 있다. 그래도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앞선 제6회보다 많은 여성들이 당선될 것이라 기대한다.

둘째, 성평등한 의회 운영이 이뤄지길 바란다. 무엇보다 아쉬웠던 것은 여성 의원들이 한 상임위에 몰리는 현상이었다. 반면 어떤 상임위에는 4년 내내 여성 의원들의 접근조차 이뤄지지 않았다. 상임위 배치때 여성 의원들이 상임위별로 적절하게 배치 될 수 있도록 해야할 것이다.

여성 의원 우선 배치 또는 상임위별 여성 의원 1명 의무할당제 등이 시행되었으면 한다. 여성의 정치참여를 활성화해야 한다는 것은 여성분야에서만 목소리를 내라는 것이 아니다. 모든 정책에 여성의 시각, 성인지적 관점에서 의정활동이 이뤄져야 한다는 당위성을 갖는다.

의회운영위원회에도 여성 의원 비율을 할당했으면 한다. 운영위원회 구성과 관련해서는 관례에 의하고 있지만, 제11대 의회에서는 운영위원회 구성과 관련하여 조례에 명시하고 여성 의원 할당도 명시되길 기대한다. 의회 내에서의 의사결정권에 여성 의원들이 참여가 보장됐을 때 ‘성평등한 의회’가 될 것이다.

셋째, 성평등한 제주도가 되기 위해 여성정책의 확대가 필요하다. 필자는 여성의 건강권 토론회 개최, 공중화장실 생리대 자판기 설치 관련 도정질문, 상임위·예결위에서 질의, 기고문 발표 등 다양한 방법으로 정책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또한 더불어민주당 정책아이디어 공모전에도 참여, 최우수상을 수상했지만 아직까지도 공중화장실 생리대 자판기 설치는 요원한 것 같다. 얼마 전 서울특별시 여성정책담당관실에서 생리대 자판기 설치를 검토하고 있다면서 필자가 추진했던 자료와 자문을 요청해 왔다.

제주도에서 우선적으로 정책이 실행되길 기대했는데, 서울에서 먼저 시행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오는 7월1일 출범하는 민선 7기에선는 제주도의 공중화장실에 생리대 자판기가 설치되어 여성들이 불안과 불편이 해소되고 건강권이 보장되길 기대해 본다.

그리고 2년전부터 보건복지여성국과 제주여성가족연구원에 제주4·3 70주년을 맞이하여 ‘제주 4·3과 여성사’를 정리할 것을 요구해왔으나 아직까지 진전이 없어 보인다. 4·3 70주년이 됐지만 여성과 관련한 내용은 피해자 증언에 그치고 있어 조속한 시일 내에 여성사가 정리될 수 있었으면 한다.

마지막으로, 제주는 여성의 경제활동인구가 전국 최고다. 일하는 여성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것이 ‘자녀 돌봄’이다. 저녁 돌봄의 일환으로 ‘아이돌보미’사업의 부모 부담금 지원 및 아이돌보미 선생님 교통비 지원 등을 요구했는데, 도정에서 적극적으로 반영해 줬다. 하지만 아직도 보편적 이용에는 어려움이 있다. 좀 더 획기적인 확대가 필요하다.

이와 더불어 지역에서 공동돌봄이 이뤄져야 한다. ‘수눌음육아나눔터’를 활용한 저녁돌봄이 활성화 될 수 있는 정책이 추진되길 기대해 본다.

여성 의원으로서 여러 활동의 성과도 있었지만 아쉬움도 없지 않다. 그렇지만 제11대 의회 의원들이 더 훌륭하게 성평등한 제주를 만드는데 많은 역할을 해주실 것이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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