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내 전화금융사기(보이스 피싱) 피해가 근절되기는커녕 계속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참으로 답답하고 안타까운 노릇이 아닐 수 없다.

제주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발생한 전화금융사기는 모두 226건에 피해액만 21억5000만원에 달했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 139건 9억9000만원보다 피해건수는 66%, 피해액은 무려 117%가 증가한 것이다.

경찰은 지난해부터 보이스 피싱이 증가세를 보이자 ‘전화금융사기 근절 종합대책’을 수립하고 범인검거와 함께 예방 홍보를 강화하는 ‘투트랙 전략’을 추진해왔다. 하지만 범인 검거 건수는 179건 215명으로 지난해 88건 95명보다 크게 늘었으나 피해는 오히려 더욱 커지는 상태다.

수사기관 및 금융기관에서는 전화상으로 개인정보나 금융정보를 절대로 확인하지 않는다. 경찰 등이 나서 이를 수없이 강조하는데도 전혀 먹혀들지 않고 있다. 마치 ‘쇠귀에 경 읽기’ 꼴이다. 범인들이 ‘구체적인’ 사건번호나 소환장 및 영장 등의 사건서류를 제시하면 나이를 불문하고 그대로 무너지는 게 현실이다. 그만큼 ‘보이스 피싱’ 수법이 날로 교묘해지고 있다는 반증이 아닐 수 없다.

지금과 같은 ‘계도’ 수준으론 전화금융사기를 막는데 한계가 있다. 가족관계 등을 들먹이며 사기를 치는데 넘어가지 않을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지 의문이다. 때문에 관계법령 개정을 통한 보다 강력한 처벌 등 제도적 뒷받침이 뒤따라야 한다. 언제까지 ‘보이스 피싱’으로 인한 엄청난 피해를 감수해야 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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