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 지방선거가 이틀 앞으로 성큼 다가왔다. 가장 주목을 받고 있는 제주지사 및 교육감 선거의 경우 현역들의 강세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때문에 ‘굳히기’와 ‘뒤집기’로 대변되는 선거 판세가 과연 어떤 결과로 나타날지 초미의 관심이 쏠리는
중이다.
이번 지방선거는 남북·북미 정상회담 등 한반도를 둘러싼 초대형 이슈에 파묻혀 실종되다시피 했다. 이와 함께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압승할 것이란 예상이 각종 여론조사를 통해 제기된 터라 일반 유권자들의 흥미도 반감됐다. 선거 막판까지 건전한 정책대결보다 네거티브 공세와 프레임 전쟁이 난무하는 이유다.
제주도지사 선거전은 단적인 예다. 문대림 민주당 후보는 문재인 대통령 및 소속 정당의 높은 인기와 지지도에 힘입어 선거 초반을 주도했다. 그러나 5월 중순 이후부터 그 기세가 꺾이며 원희룡 무소속 후보에게 주도권을 내줬다.
당내 후보 경선 과정에서 큰 ‘내상(內傷)’을 입은 데다, 이후 문 후보를 둘러싼 각종 의혹 제기로 만신창이가 됐다. 특히 원희룡 후보가 내건 ‘적폐 프레임’에 허(虛)를 찔렸다. 우근민 전 지사와 한데 묶어 청산되어야 할 ‘조배죽 세력’으로 낙인을 찍혔기 때문이다. 선거 막판 문 후보가 ‘제왕적 도지사와 적폐 보수’로 역공을 펼쳤지만 선거 판세를 돌리기엔 한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제주도교육감 선거는 당초 진보 대 보수의 ‘양자 대결’로 큰 관심을 끌었다. 하지만 이석문 현 교육감에 맞서 보수 측 단일화 주자로 나선 김광수 후보가 뚜렷한 반전(反轉)의 계기를 마련하지 못하면서 이내 시들해졌다. 선거판 자체가 정상회담 등의 대형 이슈에 가린데다, 과열양상을 보인 도지사 선거전에 밀려 교육감 선거가 빛이 바랜 탓이다.
앞으로 남은 변수(變數)는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북미 정상회담 결과와 투표율 등 두 가지 정도다. 우선 북미 회담의 경우 워낙 많은 주장들이 쏟아져 나와 식상해버린 상태로 변수가 될지는 의문이다. 투표율 또한 ‘높게 나오면 진보에 유리하고 보수에 불리하다’는 등식도 깨진지 이미 오래돼 이번 선거에서 어떤 영향을 끼칠런지 미지수다.
그러나 자고로 선거 결과는 투표함을 깨봐야 안다는 말이 있다. 투표 전의 여론조사 결과가 바뀌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 이제 남은 것은 하나다.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을 다 하고 하늘의 뜻을 기다리는 것, 바로 ‘진인사 대천명(盡人事 待天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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