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지사가 “도민의 대의기관을 존중하겠다”며 더불어민주당이 장악한 제11대 제주도의회와의 ‘협치(協治)’를 거듭 강조했다.

최근 제주도의회의 인사권독립 요구와 관련 흔쾌히 수용한 것과 행정시장 인선을 미루는 것도, 도의회와의 새로운 관계설정 및 협치를 염두에 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원 지사는 지난 5일 KCTV 제주방송 공개홀에서 열린 제주언론인클럽(회장 이용길) 제주지사 초청 토론회에서도 이 같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번 6·13 지방선거 결과는 도민들의 선택이다. 소속 정당과 관계없이 의회가 집행부를 견제하는 것은 당연한 일로 공직사회를 혁신하는 기회로 삼겠다. 도민의 대의기관인 도의회의 목소리를 존중하며 의견을 적극 구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4년 전에는 의욕은 앞섰지만 여건이 좋지 않았다. ‘행정 경험’이 처음인데다 제주의 실정을 파악하고 신뢰를 쌓아가는 과정이 부족했다. 이번엔 조그마한 것도 빠지지 않도록 접근해 4년 전 시행착오를 반복하지 않겠다”고 힘주어 강조했다.

이어 선거 기간에 불거진 상대 후보와의 갈등 해소에도 최선을 다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제주 제2공항 문제와 관련해서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반대 측 의견을 충분히 듣고 반영하겠다는 뜻을 피력하는 한편 ‘제2공항의 필요성’은 강조했다. “일각에서 현 제주공항을 늘리면 되지 않느냐는 의견도 있는데, 제주공항 활주로는 지금 전국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가장 붐비는 곳이다. 전문가들은 사고가 안 나는 것이 오히려 이상할 정도라고 한다. 관광객을 더 많이 받겠다는 것이 아니라, 연 4500만명(왕복)을 수용할 수 있도록 보다 쾌적한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 제주도를 위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난(亂)개발의 상징인 제주시 노형 로터리의 ‘드림타워’ 건립에 대해서는 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전임 도정의 결정사항이라 뭐라 말하기는 어렵지만, 신제주권 ‘교통지옥’이 현실화되지 않도록 우회도로 개설 등의 제반 후속조치에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겠다는 선에서 말을 그쳤다.

원희룡 지사는 민선 7기 제주도정의 화두로 ‘민생과 경제 살리기’를 꼽았다. 제주도민들의 먹고 사는 일에 모든 노력을 경주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시행착오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원 지사의 말이 허언(虛言)으로 끝나지 않고 확실한 실천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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