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문 제주도교육감이 “평가·수업·조직혁신 등을 통해 공(公)교육을 대폭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TF를 구성해 사교육비 절감에 획기적인 진전을 이루고, 특성화고를 적극 개편하겠다고도 약속했다.

9일 열린 취임 기자회견은 제2기로 접어든 이석문 교육감 체제의 ‘교육정책 방향’을 공유하는 자리였다. 이날 이 교육감은 “한 개의 질문에 한 개의 정답만으로는 미래를 대비할 수 없다”며 평가와 수업, 교육행정 혁신의 필요성을 가장 먼저 거론했다.

이를 위해 내부형 교장 공모제 확대 등으로 학교 현장의 리더십을 키우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또 행정조직 개편을 통해 교육 지원업무에 변화를 가져오고, 제주형 혁신학교인 ‘다혼디배움학교’를 중심으로 교육본질이 살아있는 교실을 실현하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사교육비 절감에도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 교육감은 일단 학부모와 학생들이 무엇을 요구하는지 의견부터 듣겠다. 예컨대 초등학교의 경우 돌봄교실 운영에서 사회가 감당할 부분과 학교가 감당할 부분을 잘 구분하고, 중학교의 진학 진로와 관련해서도 학교가 수용 가능한 부분을 찾아내겠다고 피력했다. TF를 꾸려 오는 9월까지 1차로 의견 수렴에 나서는 것은 그 일환이다.

고교체제 2기 과제로는 ‘특성화고 개편’을 꼽았다. “현재 일반계고는 안정적으로 방향성을 잡아나가는데 반해 특성화고는 침체 국면”이라며 “특성화고의 발전 및 지원 방향을 검토하면서 학과 개편을 전향적으로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평화인권교육의 맥락에서 난민(難民)과 관련된 계기교육 실시, 아이들을 ‘정책 공론화의 중심’으로 가져오는 새로운 구상도 제시했다.

그러나 이석문 교육감 2기 체제를 대표할 획기적인 방안은 눈에 띄지 않았다. 내부형 교장 공모제 확대만 하더라도 ‘코드인사’란 비판에서 벗어날 보완이 필요하다. 더욱이 사교육비 절감과 공교육 강화는 분리할 수 없는 한 묶음으로 연계시켜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이제 ‘진보 교육감’이 아니라 ‘모두의 교육감’이란 인식을 심어줘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선거 때 경쟁을 펼친 상대 후보의 공약 가운데 참고할 좋은 내용이 있으면 흔쾌히 수용하고 정책에 적극 반영해 나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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