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축구부 전원 생환 ‘희소식’
세월호 사건과 다른 건 ‘리더’
제주 중요한 시기 리더의 역할 필요

시대적 소명 명심 도민만 바라볼 것
의회 인사·조직 독립도 추진
권위 내려놓고 책임·신뢰의정 구현

 

최근 멀리 태국으로부터 기쁨과 희망의 소식이 들린다. 동굴에 갇혔던 축구부 소년 12명과 코치 등 13명 모두가 18일 만에 무사히 구조된 것이다. 반갑고 부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우리의 ‘세월호 사건’과 겹치기 때문이다. 둘 모두 예상치 못한 ‘사고’였으나 그 결과는 180도 달랐다. 우리는 소중한 304명의 아이들을 잃어버렸다.

그 차이는 ‘리더’였다. 구조작전을 지휘한 태국 치앙라이 주지사는 전 세계에서 모여든 다이버들과 의료진 등 구조인력과 체계적으로 협의·관리했다. 가족들을 배려, 구조 소년의 신상을 비밀로 하는 따뜻함도 보였다. 그렇게 하여 ‘기적’을 일구었다. 물론 리더 혼자만으로 힘들기도 할 것이다. 하지만 중요한 시기의 성패 여부가 상당 부분 리더에 달려 있음은 부인할 수 없다.

우리는 이미 2016년 겨울을 뜨겁게 달궜던 ‘2000만 광화문 촛불시민혁명’으로 탄생시킨 문재인 정부에서 ‘리더’의 힘을 보았다. ‘나라다운 나라’, ‘국가란 무엇인가’에 대해 대통령이 스스로 증명해 내고 있다.

지금의 제주는 중요한 시기다. 그렇기 때문에 리더 또한 중요하다. 도지사만이 아니라 집행기관을 올바르게 견제할 의회의 리더 역할도 중요하다.

지금 제주는 성장과 개발 그리고 환경보전이 상충하며 기로에 서있다. 이 시기에 견제와 균형이라는 역할을 수행할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의장으로서의 다짐이자 계획을 설명하고자 한다.

의장을 포함한 제11대 도의회 43명의 의원들은 바로 이 같은 시대적 소명에 주저하지 않고 도민만을 바라보며 의정에 임할 것이다. 성장과 개발, 그리고 환경보전이라는 상충되는 가치들을 합리적 조정하고 현명한 선택을 통해 도민들의 민의를 받들어 나갈 것이다. 의장으로선 정당과 이념을 가리지 않고 모든 도의원들이 어려움 없이 의정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다.

우리 의회는 스스로를 개혁하며 앞으로 나아갈 것이다. 도의회의 권위와 특권을 과감히 내려놓고 책임과 신뢰의 의정을 구현할 것이다. 그리고 집행부와의 견제와 균형이라는 의회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며 협치를 이끌어 내겠다.

집행부와 의회의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 잡고자 한다. 제주특별자치도 출범 이후 중앙정부 사무이양 등으로 도정의 공무원 수는 7609명으로 1676명 늘어난 반면, 도의회는 153명으로 23명 증원이 전부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의원 정수가 늘어났지만 지원 조직은 그대로인 상태다.

뿐만 아니라 도지사의 인사권은 모든 상임위원회의 전문위원들에게도 미친다. 소신 있는 공직자라도 의회와 집행부가 치열하게 대립되는 안건에 대해서는 인사권자를 의식할 수밖에 없는 제도가 의회 내에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제11대 도의회는 위상에 걸맞은 기관 대립형 지방의회 모델을 확립하기 위해 의회의 인사와 조직권의 실질적 독립을 추구하고자 한다. 독립성 없는 의회는 생산적인 갈등과 균형 있는 협치는 물론 제왕적 도지사에 대응할 수 있는 도민주권의 의정도 만들어 갈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도의회 권한과 역량을 바탕으로 지속가능한 제주를 위해 끊임없이 정책을 발굴하며 도민 행복에 기여하는 의정을 만들겠다. 현재 제주도는 다양한 현안 속에 소득불균형에 신음하고 있으며, 공정한 사회 및 상생과 평화의 섬 제주 구현이라는 과제를 안고 있다. 우리 제주의 다음 세대인 청년들에게 꿈과 희망의 터전을 만들어 줘야 할 책무도 크다.

독일의 사상가 막스베버는 ‘소명으로서의 정치’를 통해 직업으로서의 정치인에게 요구되는 덕목으로 열정·책임감·균형적 판단이라고 했다. 정치는 대의에 대한 헌신이고 개인적 영달을 위한 것이 되어서는 안 될 것이며, 그렇다고 순결한 신념만을 추구한다면 정치영역에서 발생하는 수많은 문제들을 해결할 수 없다. 결국 정치인의 자질은 신념과 책임 가운데 둘 중 하나가 아닌, 양자 간의 새로운 균형을 찾아내는 것이라 말하고 있다.

제11대 전반기 도의회 의장으로서 정치적 소명의식을 갖고 신념과 책임 사이의 균형적 판단과 절제를 통해 도민과 지역을 위해 더 큰 정치, 더 큰 의정을 펼쳐나갈 것이다. 42명의 동료 의원들과 함께 손을 맞잡고 도민을 바라보며, 도민과 함께, 도민 모두가 행복한 도민주권시대를 만들어 나가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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