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 무소속 도지사·민주당 도의회
도의회·도정 ‘협치제도화’ 합의
공동 목표 노력·의회 독립성 확보 등

새로운 ‘협치실험’ 본격 시작 예정
상호 존중·도민 우선이 원칙
도민주권 ‘꿈’ 실현 위해 최선 다할 것

 

 

제주도민은 지난 ‘6·13 지방선거’를 통해 무소속의 도지사와 더불어민주당 다수의 도의회를 선택했다. 의회와 집행부간 상호견제와 균형의 원리 속에 상생과 협치를 통한 생산적인 정책결정으로 도민의 요구에 부응하라는 시대적 명령이라 생각한다. 이에 제11대 전반기 도의회 김태석 의장과 민선7기 원희룡 지사는 공히 ‘도민과의 약속 실천’과 ‘소통 확대’를 통한 ‘도민주권 시대’를 약속하고 있다.

지난 13일 제11대 도의회와 민선7기 도정은 ‘제주형 협치 제도화’에 전격 합의했다. 도의회 도민의 방에서 김 의장과 원 도지사는 ‘의회와 도의 상설정책협의회를 위한 공동 선언문’을 발표한 것이다. 이제 제주의 공동의 목표와 도민의 삶과 직결됐으나 지지부진했던 의제에 대해 내실 있는 상설정책협의회 운영을 통해 ‘새로운 협치의 실험’이 본격 시작될 예정이다.

이날 의회와 도정은 △제주자치도의 가치 보장을 위한 지방분권 개헌, 도민의 자기결정권 강화 등 공동의 목표에 대한 노력 △의회의 독립성과 자율성 확보를 위한 의회의 인사·조직권의 신속한 이양 및 제도개선 △지방행정의 합리적·효율적 수행 및 공정성과 투명성 확보를 위한 상호 협력 방안 등 3가지 사항을 합의했다. 그리고 의회와 도정은 합의사항 실현을 위해 상설정책협의회를 조속한 시일 내에 설치하고 실무기구를 도민이 원하는 ‘제주형 협치체제’로 구축키로 했다.

작금 제주가 직면한 현실은 절대 녹록치 않다. 성장과 개발, 그리고 환경보전이라는 상충되는 가치들의 충돌에서 오는 여러 사회적 갈등들이 존재하고 있다. 이들을 합리적인 조정과 현명한 선택으로 해소하지 않으면 더 이상 제주의 지속가능한 발전은 없을지 모른다. 우리 기성세대는 ‘제주다움’과 ‘제주의 가치’로 상징되는 자연환경과 전통문화를 계승·발전시켜서 제주의 미래세대에게 고스란히 전해줘야 할 의무가 있다.

앞으로 제주형 협치체제 구축의 실무를 맡게 될 운영위원장으로서 몇 가지 원칙을 당부하고자 한다. 첫째, 협치는 상호신뢰와 존중을 바탕으로 이루어져 한다. 누가 먼저 손을 내밀고 도와달라고 하는 것만으로는 되지 않고, 우선 배려하고 양보하는 상호존중의 자세가 필요하다.

둘째, 협치는 우리가 미처 가보지 못한 험난한 여정이 될 수도 있다. 기득권의 반발과 그동안 하지 않았고 익숙지 못한 것에 대한 거부와 반대가 있을 수 있다. 그때마다 요구되는 것은 의회와 도정간 상호 격의 없고 진솔한 대화와 소통이다.

셋째, 당장의 성과에 조급해 하지 않고 인내와 시간을 가지고 넓고 멀리 내다보아야 한다. 우리에게 주어진 4년은 결코 짧지 않은 시간이다. 만에 하나 만족할만한 결과를 가져오지 못하더라도 도중에서 좌절하지 말일이다. 우리가 못다 이룬 부분은 다음 사람들이 잘 이어가면 될 일이다.

최근 원 지사는 의회와의 ‘제주형 협치’의 첫 의제로 ‘행정체제 개편’과 ‘장기미집행 도시계획시설 종합대책’ 문제를 거론하면서 상설정책협의회에서 다룰 수 있게 사전 검토를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도지사가 의제를 선점해서 의회에 던질 성격은 아니었다고 본다. 향후 구성될 상설정책협의회와 그 실무기구에서 논의와 협의를 통해 의제를 만들어나갈 문제이기 때문이다.

넷째, 무엇보다 중요한 원칙은 협치의 지향은 도민이라는 점이다. 즉 ‘도민의, 도민에 의한, 도민을 위한’ 협치여야 한다. 그동안 말로는 도민을 위한 협치를 내세우면서 실상은 일부 기득권을 위한 정책결정으로 도민의 이해와는 괴리가 생기는 일은 없는지 경계해야할 일이다.

우리는 새로운 도민주권 실현을 위한 ‘제주형 협치’를 통해 새로운 사회를 만들고 새 역사를 쓰는 출발점에 서 있다. 기득권의 반발은 물론 내부에서도 여러 가지 이유로 의견의 차이가 있을지도 모른다. 민주주의는 대화와 타협이며, 그 치열한 논쟁과 갈등의 과정을 통해 합리적 대안을 만들어가는 것이 정치라고 생각한다.

앞에서 언급한 몇 가지 원칙을 확고히 하고, 도민주권 실현이라는 시대적 소명에 주저하지 않고 도민의 입장에서 노력한다면 우리가 원하고 바라는 꿈은 이루어질 수 있다. 여럿이 함께 꾸는 꿈은 현실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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