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8월 제주시 공무원으로 임용 후 처음으로 출장(1박 2일) 간 곳이 추자도였다. 추자도는 20여 분이면 갈 수 있는 우도나 비양도에 비해 접근성이 떨어져서 그런지 도내 ‘섬 속의 섬’ 중에서 잘 알려지지 않았다. 제주항에서 한 시간 반이나 걸리고, 제주 본섬에서 53km나 떨어진 특수도서지역이라 ‘섬 밖의 섬’이라고도 불린다.

육지 출신이다 보니 그런지 추자도라는 이름은 얼핏 들어 봤지만 제주시 관내에 있다는 건 처음 알았다. 어떻게 가는지, 제주 본섬에서 어느 방향에 있는지도 출장을 준비하면서 비로소 알게 됐다. 진정한 여행은 미지의 장소를 탐방하는 것. 추자도 홍보 기사를 쓰기 위한 출장이었지만 설레는 마음을 안고 쾌속선 ‘퀸스타 2호’에 올랐다.

추자도는 상추자·하추자·횡간·추포 등 4개의 유인도와 38개의 무인도를 포함해 총 42개의 섬으로 이루어졌다.

제주도와 목포의 중간쯤에 위치하고 있어, 풍속과 지리도 딱 그 중간쯤이다. 추자 사람들의 말씨는 전라도 말이 우세하나 제주어를 섞어놓은 듯했다. 집들은 제주도의 농가주택을 닮았지만 거무스름한 현무암은 찾아볼 수 없었다. 화산섬이 아니고 바다에서 융기한 섬이라 지형과 토질 등이 제주 본섬과는 느낌이 달라 신선했다.

추자의 최대 명물은 역시 참굴비다. 가을이면 참굴비 축제가 열리는 추자도는 참조기의 고향이자, 전국의 ‘조사’들이 입소문 듣고 찾아오는 바다낚시의 천국이다. 하지만 낚시를 하지 않아도 가볼 곳이 의외로 많다. ‘나바론 절벽’의 아찔함을 감상하며 나바론 하늘길을 걸어볼 수 있고, 천주교 성지순례지로도 유명한 황경한의 묘와 눈물의 십자가, 물이 빠질 때면 건너갈 수 있는 ‘모세의 기적’ 다무래미 등 추자 구석구석 매력적인 장소들이 많았다.

추자도 탐방은 1박 2일로 부족했다. 그래서 또 가고 싶다. 한 일주일쯤, 아침저녁으로 신선한 해산물 밥상을 차려주는 민박집에 묵으며 얼치기 낚시꾼 흉내도 내 보고 싶다. 낚시 애호가로 유명한 유시민 작가도 여름이면 추자도에 며칠씩 머물며 바다낚시를 즐긴다고 한다. 어느 여름 추자도에서 낚시꾼 유시민 님을 마주치는 행운을 꿈꾸며 다시 추자에 갈 날을 그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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