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관광 성수기에 도내 숙박업 예약률이 곤두박질치는 이상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제주도관광협회 등에 따르면 8월 셋째 주(13~19일) 도내 숙박업 예약률(잠정)은 호텔 43%, 펜션 43%, 콘도미니엄 64%에 그쳤다.

이달 들어 2주간 예약 상황도 역시 나빴던 것으로 알려졌다. 여름 극성수기에 대한민국 관광1번지인 제주지역 숙박업소의 예약률이라고 선뜻 받아들이기 힘든 수치다. 예년 같으면 여름 휴가철을 맞아 최고 호황을 누렸을 숙박업계가 고전하고 있는 셈이다.

숙박업소 간에도 희비가 교차하고 있다. 대기업 등이 운영하는 특급호텔 등 비교적 규모가 크거나 시설이 나은 곳은 성수기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숙박시설들은 손님에 예년에 비해 크게 줄어 한숨을 짓고 있다는 것이다.

도내 한 특급호텔의 경우 지난 7월 투숙률이 90%대였으며, 8월 현재 역시 90% 수준의 예약률을 보이고 있다. 반면에 중저가 관광호텔들은 여름 성수기 효과를 보지 못하면서 걱정이 큰 상황이다.

이는 중국 관광객 방문이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는 데다 내국인 관광객이 감소한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난 7월 한 달 제주를 찾은 내국인 관광객(잠정치)은 113만3555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4.6% 감소했다. 8월에는 전년 수준을 유지하거나 소폭 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업계 일각에서는 숙박업 불황의 근본적인 이유로 시설 과잉공급을 꼽고 있다. 그동안 제주관광산업 호황세가 지속되면서 관광숙박 시설이 크게 늘어난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관광객이 감소하면 각 숙박시설별 평균 수요가 감소하는 것은 불문가지다.

더 큰 우려는 과잉공급에 따른 숙박업 위기가 현실화하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관광 성수기 숙박업 예약률 저조가 그 징후일 수도 있다. 앞으로 이를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

숙박업소는 이에 대비해 시설 및 서비스 개선 등 경쟁력 갖추기 자구노력을 해야 한다.

당국도 도내 관광객 수용능력에 대한 면밀한 검토를 통해 구조조정 등 대응방안 마련에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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