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호 태풍 ‘솔릭(SOULIK)’이 제주지역을 할퀴고 지나가며 각종 피해가 속출했다. 실종 및 부상자가 발생하고 수천 가구가 정전되는가 하면 방파제가 유실되는 등 곳곳에 생채기를 남겼다.

‘솔릭’은 중심기압 965hpa(헥토파스칼), 최대풍속 37m/s, 강풍반경 340㎞의 강한 중형급 태풍이다. 특히 많은 비와 강풍을 동반한데다 아주 느린 속도로 관통하며 피해가 늘었다. 이로 인해 제주와 김포 등 전국 9개 공항에서 항공편이 무더기 결항했고, 대부분의 뱃길도 끊겨 불편이 가중됐다. 또 태풍 영향권에 든 대다수의 학교가 휴업하거나 단축수업에 들어가기도 했다.

인명 및 시설물 피해도 잇따랐다. 22일 오후 7시 19분경 서귀포시 소정방폭포에서 사진을 촬영하던 이모(31·제주)씨와 박모(23·여)씨가 파도에 휩쓸려 바다에 빠졌다. 이씨는 스스로 바다에서 탈출하는데 성공했으나 관광객인 박씨는 23일 현재까지 실종된 상태다.

서귀포시 위미항 방파제에서는 높은 파도에 보강공사용 시설물 90여t이 유실됐다. 강정포구에선 레저보트(0.5t)가 전복돼 해경이 수색에 나섰으나 바람이 강하게 불고 파도가 높아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 제주시 삼양 1·2수원 상수도 도수관 접합부가 파손됐는가 하면, 태풍이 몰고 온 강풍에 전봇대가 꺾이고 가로수가 부러지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특히 제주시 한경·조천·삼양·구좌, 서귀포시 안덕·대정·표선·중문 등 1만여 가구에서 정전 사태가 발생해 큰 불편을 겪었다.

아직 집계가 이뤄지지 않았지만 농작물 피해도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 외 드러나지 않은 피해까지 감안하면 제19호 태풍인 ‘솔릭’으로 인한 피해는 눈덩이처럼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제주도 재난안전대책본부는 태풍의 직접영향권에 든 22일부터 원희룡 지사를 필두로 24시간 비상근무체제에 돌입했다. 원 지사는 “태풍이 지나갈 때까지 비상 대기하겠다”며 “피해상황 발생 시 신속한 정보공유 및 응급복구 조치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연례 행사처럼 제주를 관통하는 태풍을 막을 수는 없다. 예고된 태풍에 철저히 대비하고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이 현재로선 최선의 방책이다.

보다 중요한 것은 태풍이 휩쓸고 지나간 뒤의 복구문제다. 제주도 등 관련당국은 피해를 입은 도민들의 쓰라린 마음을 잘 헤아려 피해복구에 전심 전력을 기울이길 바란다. 이에 도민들도 ‘십시일반’ 적극 동참해야 함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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