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그동안 쓰레기 유발자였다. 편하게 뽑아 쓸 수 있는 물휴지와 일회용 플라스틱 컵을 썼고 쓰지도 않을 공짜 샘플을 받았고 과대 포장된 물건을 샀다. 우리집 옥상 창고에는 10년 동안 한 번도 사용하지 않은 제품도 보관돼 있다.

소비로 행복을 얻는 것도 문제였다. 가치를 잃은 것은 쓰임을 다 하기도 전에 버렸고 지갑을 열기를 권하는 소비자본주의 사회에서 소비함으로서 존재했다.

이런 나에게 ‘나는 쓰레기 없이 산다’의 저자 비 존슨은 가정 내 쓰레기를 줄이는 다섯 가지 방법을 알려준다. “필요하지 않은 것은 거절하기, 필요하며 거절할 수 없는 것은 줄이기, 소비하면서 거절하거나 줄일 수 없는 것은 재사용하기, 거절하거나 재사용할 수 없는 것은 재활용하기. 그리고 나머지는 썩히기.”

이제는 쓰레기를 버리면 그만이라는 생각은 아주 지워야 한다. 일회용품이 분해되는 데 걸리는 시간은 우유갑 5년, 종이컵 20년, 일회용 기저귀와 비닐봉지는 100년, 플라스틱과 스티로폼은 500년 이상이라고 한다.

쓰레기는 환경을 파괴하고 결국 우리 건강을 해친다. 비 존슨은 “쓰레기 제로의 미래는 우리가 아이들에게 무엇을 남겨줄지 계획하고 무엇을 가르치느냐에 달려 있다. 그리고 우리 어른들은 선택을 내려야 한다. 아이들에게 상속재산을 남길지, 지속가능한 미래를 이루는 데 도움이 될 지식과 기술을 남길지 선택하자”라고 말한다.

얼마 전에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쓰레기섬 사진을 보고 충격을 받았고 내가 만들어내는 플라스틱과 비닐쓰레기의 양을 보고 또 한 번 놀랐다. 내가 제주에 무슨 짓을 하고 있는 건지.

앞으로 사람들은 더 많이 소비할 것이고 그만큼 쓰레기는 더 많이 늘어날 것이다. 플라스틱이 썩어서 없어지는데 500년이라는 시간이 걸린다고 하면 대략 3~400년 동안은 계속해서 플라스틱이 쌓여갈 것이다. 이런 생각을 하니 너무나 끔찍하다.

나는 비 존슨의 책을 읽으며 이 모든 방법을 다 따라할 순 없으니 세 가지만 하기로 결심했다.

첫째 플라스틱 사용 최소화, 둘째 비닐 사용하지 않기, 셋째 일회용품 사용하지 않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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