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에 없어선 안 될 문명의 이기
지나친 사용 ‘중독’ 사회문제로
신체·심리에 대인관계까지 악영향

가까이 있는 이 멀게 하는 부작용
버릴 수 없다면 슬기롭게 이용
잠시 내려놓고 가족과 소통의 시간

 

대한민국의 스마트폰 보급률과 인터넷 사용률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특히 스몸비(smombie:스마트폰+좀비)라는 신조어가 생길 정도로 우리 국민의 스마트폰 중독 현상은 심각하다. 한 조사에 따르면 40.6%가 스마트폰을 보다가 사고 날 뻔한 경험을 했고, 37.7%는 스스로가 스마트폰 중독자라고 생각한다.

스마트폰 사용 연령대가 낮아지면서 청소년의 스마트폰 중독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심지어 초등학생들도 장래 희망이 ‘유투버’가 되는 거라며 매일 핸드폰으로 영상을 만들고 유투브 구독자를 늘리는데 많은 시간을 쏟고 있다.

우리 주변에서는 아이, 청소년, 어른 할 것 없이 어디서든 핸드폰을 쥐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직장에서도 학교에서도 길거리, 지하철 안에서도 사람들은 아침부터 잠들 때까지 스마트폰과 한시도 떨어져서 살 수 없는 관계가 되었다. 자녀들에게 그것은 소통과 오락 수단으로써 일상에서 가장 중요한 일부가 되었다. 스마트폰만 있으면 못할 게 없는 세상, 그러나 지나친 스마트폰 사용은 사회·신체·심리적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스마트폰 확산에 따라 우리사회의 두드러진 변화와 부작용 중 하나는 커뮤니케이션 양식이 달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국내에서는 카카오톡, 페이스북 등 SNS의 과도한 사용으로 정작 일대일 대면 관계를 위한 의사소통과 대인관계에 어려움을 느끼거나, 현실적 관계 속에서 가족 및 주변인들과의 소통에 어려움을 토로하는 사례도 많아지고 있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연구팀의 스마트폰 중독 척도개발 관련 연구에 따르면, 스마트폰 역시 인터넷과 마찬가지로 중독 현상을 보이고 있으며, 이에 대한 진단을 통해 갈망이나 금단, 내성, 일상생활 장애, 사이버 중심의 관계 지향 등과 관련된 문제가 있음이 확인됐다.

또한 스마트폰 중독 및 개개인의 스트레스, 불안 및 우울에 대한 대처 성향이나 충동조절장애,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등의 공존질환과의 연관성에 주목해 관련 연구가 지속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스마트폰의 건강에 대한 부정적인 영향으로는 거북목 증후군, 수면장애 등이 보고되고 있으며 정신건강에 대한 우려 또한 심각하다. 아동이나 청소년을 대상으로 시행된 스마트폰의 중독 및 사회적 관계형성에 대한 부작용 연구들에 따르면 강박증, 우울, 대인 예민증, 편집증, 적대감, 공포불안 등이 나타난다고 되어 있으며, 특히 강박과 우울이 스마트폰 중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도 지속적으로 보고되고 있다.

스마트폰 보행자가 증가한 도시의 풍경도 많이 바뀌고 있다. 대구시 동대구역 앞 횡단보도엔 ‘바닥 신호등’이 등장했다. 서울시는 스마트폰 경고표시 보도 부착물과 표시 안내판이 설치되기도 했다.

스마트폰을 버릴 수 없다면, 슬기롭게 사용해야 한다. 지금의 스마트폰은 현대인에게 편리를 주는 매우 중요한 기기의 하나로 그 사용을 억제할 수만은 없다. 따라서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시간과 공간을 계획적으로 제한하도록 하고, 반복적이거나 강박적인 사용으로 인해 신체에 위해가 발생하지 않는지 항상 확인하도록 하는 것이 좋다.

스마트폰 사용 시간이 1시간 이상으로 늘어날수록 청소년의 행복감이 낮아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스포츠를 즐기거나 친구를 만나는 등 사회 활동하는 시간을 늘리는 것이 행복감을 높일 수 있다. 특히 부모들은 자녀들과 스마트폰 과다 사용의 유해성에 대해 진지하게 이야기하는 시간을 갖고 무조건적으로 핸드폰을 사용하지 못하게 하는 것보다는 정해진 시간을 마음껏 하게 해주고 나머지 시간을 이야기하고 함께 무엇인가를 하며 정서적 소통을 하는 시간을 가지는 게 좋은 방법이다. 부모들 역시 불필요한 스마트폰의 사용량을 줄이고 부부간의 대화시간을 늘리고 아이들과 소통의 시간을 갖는 노력이 필요하다.

핸드폰은 멀리 있는 사람을 가깝게 하고 가까이 있는 사람을 멀게 한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있을 때, 책을 볼 때, 산책을 할 때 핸드폰을 잠시 놓아두자. 얼마 남지 않은 2018년 마무리는 스마트폰을 잠시 내려놓고 그동안 소원했던 가족들과 맛있는 음식을 나누며 대화로 사랑을 전하는 훈훈한 연말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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