道 첫 건강조사 결과 발표…12.8%는 ‘우울증상군’
“해군기지 관련 심리치유 등 ‘공동체 회복’에 최선”

지난 10여 년간 제주해군기지(민군복합형관광미항) 건설로 갈등을 빚어온 강정마을 주민들이 심각한 외상후 스트레스장애(PTSD)를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제주특별자치도와 제주광역정신건강복지센터는 강정마을 주민을 대상으로 한 건강조사 결과를 21일 발표했다.

이번 설문조사는 지난 3월 15일부터 6월 30일까지 만 20세 이상 강정마을 주민 1918명 중 713명(남자 328명, 여자 385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인구·사회학적, 제주해군기지, 건강행태, 정신건강(외상 후 스트레스장애, 우울, 자살경향성) 등 다양한 영역에서 조사가 이뤄졌다. 강정마을 주민을 대상으로 처음 시행됐다.

조사 결과 강정마을 주민 중 건강이 ‘매우 좋음’ 또는 ‘좋음’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36.8%에 불과했다.

이는 지난해 제주지역사회건강조사 주관적 건강수준 인지율 46.6%보다 낮은 수준이며, 자신의 건강에 대해 26.8%가 건강하지 못하다고 평가했다.

조사대상자 중 37.6%는 자신의 건강에 대해 항상 걱정하고 있었다. 2017년 국가 건강검진 수검률 78.6%에 비해 강정마을 주민의 건강검진 수검률은 65.2%로 낮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제주민군복합형관광미항 건설과 관련해 가족 간의 스트레스 25.2%, 대인관계스트레스 49.9%, 지역주민과의 갈등 또는 지역사회 불이익 경험율은 36.8%로 조사됐다.

신체적·정신적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는 마을공동체 회복 프로그램이 우선돼야 한다고 응답했다.

특히 조사대상자의 30%가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 증상군으로 나타났고, 12.8%가 우울증상군으로 조사됐다.

전체 조사대상자 중 76.5%가 자살경향성은 없었고 9.4%가 낮은 자살경향성, 10.97%가 중간정도의 자살경향성, 3.2%가 높은 자살경향성을 보였다. 최근 한 달간 자살사고가 한번이라도 있었던 경우는 20.3%에 해당했다.

제주도 관계자는 “이번 조사를 바탕으로 강정마을주민의 건강지원 및 심리지원 사업을 실시해 마을공동체 회복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상설 건강상담실을 운영해 정신건강 교육 및 다양한 심리치유 프로그램 지원, 순차적 주민건강검진 등 강정마을주민을 위한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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