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 보험금
스승 보험금
  • 임창준(언론인· 전 제주도기자협회장)
  • 승인 2019.02.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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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옛 부터 ‘스승(선생님)의 그림자는 밟지도 않는다’라;는 유명한 격언이 있다. 스승의 위치가 얼마나 높고 존경스럽기에 이런 말이 나오는가. 스승을 부모보다도 더 위로 알고 존경하여 왔던 것이다, 이는 선생님을 공경하고 각별히 예우하는 선조들의 교육에 대한 중요성을 나타내는 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또다른 말이 있다. ‘군사부일체(君師父一體) ,임금님과 스승님과 아버지는 한 몸과 같다는 것이다. 생명은 자기 부모로부터 물려받았지만, 그 생명을 보람되고 온전하게 키우는 법을 가르치는 것은 다름 아닌 스승이다. 특히 훌륭하고 자애로운 스승은 많은 어려움과 실수, 그리고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만들어진 다. 옛 조상들이 스승에 관한한 공경심과 은혜 등에 관한 여러 이야기를 반추해봤다.

요즘은 어떤가. 스승의 이미지는 진흙 더미 속으로 내팽게쳐진 지 오래다. 필자가 초.중.고교 시절엔 스승을 하늘로 봤다. 진정으로 제자를 아끼는 선생님의 정성이 눈에 엉글엉글하게 피어났고 그에따라 선생님을 존경하게 됐다. 대학시절엔 초.중.고 시절과 달리 스승을 좀 삐딱하게 느껴졌다. 사춘기 반항시절이어서 그런가? 학점이나 잘 따려고 교수님의 눈에 나지 않도록 눈치를 봐야했다.

 요즘 학생들이 스승을 바라보는 세상은 한심스럽다. 위에 적은 스승에 대한 여러 존경심은 사라진지 오래다. 교권(敎權)의 경계선을 넘나드는 것이 다반사다. 물론 일부 선생님의 잘못된 훈육이나 인성, 비합리적인 교수방법이 이런 사태를 초래하는 경우도 있다, 허나 근원적인 문제는 학생과 부모에 있다.

 최근 A 중학교에서는 담임교사가 수업도중 제자에게 타일렀다. 자리를 마음대로 바꿔 앉은 학생에게 "본인 자리에 가서 앉아라"고 하자 학생은 다른 학생들이 모두 보는 앞에서 '씨X', '씨X'이라고 욕을 내뱉었다. 그 선생님은 순간 치를 떨었다 얼마없어 학교를 그만뒀다.

  B모 고등학교에선 수업시간에 떠드는 C학생을 선생님이 훈계하며 이마를 살짝 손으로 건드렸다. 순간 C군은 스마트 폰으로 선생이 자신을 폭행한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20분도 안 돼 경찰이 교실에 들이닥쳤다. 모든 학생들이 보는 면전에서 경찰은 선생님과 신고한 제자를 연행해갔다. 경찰은 조사결과 선생님의 과잉훈계라고 교육청에 통보했고 극심한 충격에 빠진 D교사는 정신과 치료까지 받았다,

 D 교사는 학교 교권보호위원회로부터 '교권 침해'라는 판단을 받았다. D씨는 보험금 300만원을 받았다. 교직원 보험에 가입하면서 ‘교권 침해 피해 특별계약(특약)’을 들었기 때문이다.

 학생이나 학부모로부터 폭언이나 폭행을 당하는 교사가 늘면서 교권 침해 보험에 드는 교사도 덩달아 늘고 있다. 한국교직원공제회가 출자한 더케이손해보험에 따르면, 이 회사가 판매하는 '교직원 안심 보장 보험' 상품에 가입한 교사 가운데 '교권 침해 피해 특약'을 맺은 사람은 지난 1월 말 기준으로 1579명에 이른다. 매달 6100원의 보험료를 추가로 내면 학교 교권보호위원회에서 교권 침해를 인정받은 교사에게 보험금 300만원을 지급한다.

 원래 이 보험은 교사들이 다치거나 업무 중 배상 책임이 생겼을 때 보험금을 주는 상품이었다. 그러나 교권 침해로 인해 학생, 학부모와 소송하는 경우까지 늘어나고, 정신과 치료비나 변호사 선임 비용 등으로 경제적 부담을 겪는 교사가 늘면서 교권 침해 보험 상품까지 생기게 된 것이다. 작년 1학기(3~8월) 전국 학교에서 발생한 교권 침해는 1390건. 모욕·명예훼손이 807건(58%)으로 가장 많았고, 교육 활동에 대한 부당 간섭(171건·12%), 상해·폭행(100건·7%) 순이었다. 학생에 의한 교권 침해가 전체의 90.4%였고, 학부모·동료 교사에 의한 경우도 9.6%였다.

 이렇다간 교권, 스승의 그림자, 그리고 군사부일체(君師父一體)란 고전(古典)적인 명언들이 이젠 케케묵은 박물관 뒷 구석에나 처박혀질 신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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