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의회 표결 직전 이례적으로 30분 정회…내부에서 고민한 모양새
예정된 틀서 추진될 듯…반대측 “찬성률 낮아 도민 의견 경청해야”

 

 27일 도의회에서 ‘제2공항 갈등해결방안 마련 촉구 결의안’이 재적의원 39명 중 23명 찬성으로 가결됐다. 같은 날 오전 더불어 민주당 정책위원회 브리핑에서 기본계획 수립 용역 진행을 전제로 검토위원회 활동을 2개월 연장하는 합의 결과를 발표한 데 이어 낮은 찬성률로 결의안이 통과됨에 따라 향후 제2공항 추진의 방향이 기본계획을 진행하는 틀 안에서 논쟁이 진행될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해석된다.

▲제2공항 갈등 일지

 근래의 제2공항 갈등 문제는 원희룡 도지사의 긴급담화문 발표부터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20일 원 지사는 긴급 담화문을 통해 제2공항 추진 의사를 명확히 밝혔다. 

 이후 도의회는 22일 ‘제2공항에 대한 갈등해결 방안 마련 촉구 결의안’를 상정했지만, 이는 당초 서명에 참여했던 것으로 알려진 30명 중 12명이 입장을 바꾼 것이었다.
 25일에는 제주 지역 국회의원 3명과의 협의회가 개최됐고, 그곳에서 국회의원 전원은 ‘절차적 정당성이 구비되지 않는 추진은 없다.“고 밝혔다. 같은 날 민주당 제주도당 사무실에서 이어진 간담회에서는 ’당·정 협의회가 빠른 시일 내에 가동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음날 26일에는 도의회 환경도시위원회가 주최가 돼 ‘제2공항 갈등해소 방안 모색을 위한 정책토론회’가 개최됐다. 다양한 찬·반의견이 오간 가운데 환경도시위원회 박원철 위원장은 ‘도민의 뜻을 국토부에 전달하겠다’는 의지를 명확히 했다.

 그리고 다음날인 27일 오전 더불어 민주당 당·정 협의회는 “기본계획 수립 용역은 진행하되 검토위원회 활동은 2개월 연장한다.”는 내용을 골자로하는 합의 결과를 발표했다. 그리고 한 시간 뒤인 오전 11시 환경도시위원회에서는 제2공항 결의안 안건을 통과시켜 본회의에 상정 시켰다. 마지막으로 오후 14시에 시작된 본회의에서 결의안이 재적의원 39명 중 찬성의원 23명으로 결의안이 통과됐다. 제2공항을 둘러싼 갈등과 관심을 반영하듯 결의안 통과 당일에는 표결 직전 이루어진 제안으로 30분 정회가 이루어지는 등의 일이 벌어졌다.

▲현 시점 양측의 스코어는?

 27일까지 있었던 일련의 과정을 통해 도출된 사항은 크게 3가지다. 첫 번째는 제주도가 제2공항 추진 의사를 명확히 했다는 점. 두 번째는 당·정 협의회를 통해 합의가 이루어졌으며, 그 내용은 기본계획 진행을 전제로 한 것이라는 점. 끝으로 결의안이 가결됐지만 찬성률이 높지 않으며 도의회 의원 간의 의견충돌이 있다는 점이다.

 결의안이 통과되고 당·정 합의가 이루어졌지만 어느 측에 득이 되는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나뉘고 있다. 한편으로는 찬성률이 높지 않고 당·정 협의안이 경우 기본계획을 전제로 했다는 부분에서 제주도측이 이득을 본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제기되는 반면, 다른 한편에서는 일단 결의안이 가결됐다는 점에서 큰 성과를 거둔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우선 제주도는 당·정 합의안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이다. 27일 입장발표를 통해 “‘제주 제2공항 관련 당·정 협의 결과’를 환영하며 이를 존중 한다”고 말하며 “국토교통부가 기본계획 수립 용역을 계획대로 진행하면서 검토위원회의 활동을 2개월 간 추가 운영키로 한 것은 뒤늦었지만 환영할만한 일”이라 밝혔다. 

 반면 반대측은 당·정 합의에 대해 매우 부정적인 입장이다. 도청 앞 천막촌 사람들 관계자는 “갖은 미사여구로 본 뜻을 숨긴 것일 뿐 기만적인 합의안이다. 기본계획 추진을 전제로 한 합의안은 있을 수 없으며, 지난 25일 지역 국회의원 3인이 협의회에서 밝힌 ‘절차적 정당성은 구비돼야 한다’는 의견 또한 도민들을 기만한 발언이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결의안 통과에 대해서는 반대측은 긍정적으로 반응했다. 천막촌 사람들 관계자는 “찬성률이 높지는 않지만 결의안이 통과됐다는 것에 큰 의의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다만, “상임위에서 충분한 논의를 통해 본회의에 올라온 안건임에도 찬성률이 높지 않고, 심지어 정회까지 실시된 경우는 유례없는 일이다. 도민의 의견에 더욱 귀 기울여야 할 것이다.”고 말하며 일부 아쉬움을 나타내기도 했다.

▲ 향후 흐름은?

 본 지 26일자 기사 “제2공항 추진 ‘정당성 싸움’ 점입가경”을 통해 예측해본 경우 중 결의안이 통과됐지만 찬성표 비중이 높지 않은 경우가 발생한 상황. 이와 더불어 당·정 협의회 에서도 기본계획 추진을 전제로 한 합의가 이루어짐에 따라 국토부에 대한 압박은 낮은 수준에 머무를 것으로 판단된다. 이를 종합해볼 때 향후 제2공항 사태의 흐름은 국토부 기본계획은 예정대로 추진되는 틀 안에서 제2공항 사태가 진행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측된다. 

 천막촌 사람들 관계자 또한 “국토부는 합의안을 통해 발표된 것처럼 기본계획 추진을 예정대로 진행할 것이라 생각되며, 형식적으로 도민과의 의견수렴을 진행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도의회의 결의안이 실질적인 힘을 발휘할 수 있도록 감시하고 홍보할 계획이다.”고 밝히며 향후 방향을 예상했다.

 일단 당·정 협의회의 합의안이 발표되고 결의안이 가결되면서 제2공항 사태에 방점이 찍힌 상황. 기본계획이 추진되면서 제2공항의 건설이 진행될 것인지 혹은 절차적 정당성 등의 문제로 원점에서 재검토 될 것인지 도민들은 관심 있게 지켜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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