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만 국제축제…외국인 배려 부족
관료형 축제 “추운데 빨리 끝내라”
예정된 교통혼잡 경찰-시민 다툼

2019 제주들불축제가 열린 9일 오후 축제장인 제주시 애월읍 새별오름에서 하이라이트인 오름 불놓기가 진행되고 있다.

올해 비바람에도 제주들불축제는 지난 9일 마무리했다.  '들불, 꿈을 싣고 세계를 밝히다'를 주제로 열린 ‘제주들불축제’는 날씨로 일정의 일부가 변경됐지만 하이라이트인 오름 들불놓기는 그대로 진행됐다. 지난해 문화체육관광부 지정 우수축제, 대한민국 축제콘텐츠 축제관광부문 대상선정 및 세계적인 글로벌 축제로 자리매김 하고 있는 축제의 이모저모를 소개한다.

제주시 노형동에 사는 조모씨(50대)는 3회 연속 제주들불축제에 방문했지만 올해가 셔틀버스 이용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조모씨는 "셔틀버스에 대한 홍보가 부족하다. 제주도민들만 해도 셔틀버스에 대한 내용 숙지가 이루어지고 있지 않다. 제주도민들에게 셔틀버스 홍보를 통해 교통혼잡을 조금은 줄일 수 있다. 하지만 도측은 그런 노력이 없어보인다. 나 자체도 올해 처음 셔틀버스에 대한 존재를 알았다."고 이야기했다.

△날씨로 앞당겨진 일정·셔틀버스 홍보부족
‘새별오름 불 놓기가 한 시간 앞당겨졌데. 7시 반에 하고 내일 일정은 취소라네‘
급작스레 주변 지인들로부터 들불축제에 관한 소식이 왔다. 한 지인은 택시를 탔다가 우연히 라디오 방송에서 들었고 다른 한 지인은 직접 홈페이지에 들어가 공지사항을 확인했다. 축제 장소인 새별오름은 제주시 애월읍 봉성리 산59-8번지에 위치한 오름이다. 대중교통편이 불편한 제주에서 축제 장소까지 어찌 가야하나? 했는데 직장 내 동료의 축제 셔틀버스 소식에 택시비가 굳었다. 셔틀버스를 타기 위해 인터넷 홈페이지를 체크하고 민속오일장으로 향했다. 셔틀버스에 사람들이 몰려 복도에 서서 껴서 가나? 라고 걱정했는데 기우였다. 두 자리를 한 사람이 차지하고 갈 만큼 셔틀버스는 한산했다.

지난 7일부터 9일까지 제주시 애월읍 새별오름 일대에서 열린 '제22회 제주들불축제'가 기상상황으로 한 시간 앞당겨 메인 행사인 오름 들불놓기를 진행하면서 다음 날 예정됐던 10일 축제는 취소됐다.

△축제 현장 운영 체계 
셔틀버스에서 내려 축제장 안으로 가는 길. 이정표 사인이 없어 사람들이 우르르 가는 곳으로 뒤따라갔다. 축제장마다 무심코 보았던 이정 표시들이 사실은 축제의 필수적인 요소라는 것을 깨달았다. 화장실을 사용하기 위해 잠시 멈췄다. 간이 화장실이 세워져 있었는데 마침 여자 화장실이 고장이었다. 직원 두 분이 화장실을 고치려고 노력하고 있었으나 비, 바람으로 인한 물고장은 쉽게 고쳐지지 않았다. 방문객은 몇 만 명이 온다는데 화장실은 여기뿐이 아니겠지?

△관객서비스 운영
비와 함께 바람이 불었다. 따뜻한 어묵 국물이라도 마시고 싶어 들른 곳에서  “세 개에 2000원, 한 개에 천원”이란다. 눈물을 머금고 세 개 이천 원 어묵을 먹으며 컵라면 얼마냐고 물으니 “3000원!”이란다. ‘혹시 카드 되나요?’라고 물었다간 5000원 달라고 할 기세다. 어묵국물을 마시며 메인 무대로 향했다. 손에 들려진 종이컵을 버리기 위해 쓰레기통을 찾았지만 단 한 개의 쓰레기통을 찾을 수가 없었다. 축제 운영 종합안내소를 찾아 “쓰레기통 어디 있어요?”라고 물으니 “쓰레기통 없는데”라는 대답을 했다. 신께 고해성사를 했다. ‘신이시여! 쓰레기를 버리는 건 세상 탓이라구요!’

한 시민은 "관료 4명이 무대 대표로 나오는 것이 불만이다. 제주도에도 각 분야에 유명한 사람들이 많다. 관료 4명만이 제주도의 대표가 아니다! 제주도에는 문화예술, 체육 그 외에도 유명한 사람들이 많다.”고 분노했다.

△관료중심 축제라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준 무대
원희룡 도지사, 고희범 제주시 시장, 김태석 제주도의회 의장, 이석문 교육감이 무대에서 대표로 오름에 놓을 불씨를 옮겼다. 주변에서는 “추운데 빨리 끝내”라고 소리를 질렀다.

△시민들의 말말말
제주도를 좋아하는 브라질 국적 방문객(63세)은 “도정의 자원 및 인재 가지고는 국제적인 행사가 될 수 없다”고 주장하면서 “제주들불축제는 국제축제를 표방만 한다. 그 이유는 외국인을 배려한 시설이 턱없이 부족하다. 수만 명이 온다면서 화장실은 턱없이 적고 영어통역은 보이지 않는다. 입구에 시간표, 일정표 표시가 되지 않아 폭죽 터트리는 시간과 순서를 인지하는데 어렵다. 또 주최기관이 해외 유명 동종 이벤트에 수시로 참가해서 과감하게 배울 점들을 수용해서 명실 공히 국제적인 행사로 거듭났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전했다.

노형동 주민 조모씨(50대 중반)는 “‘이렇게 하면 다음부터 안 온다 그래. 최우수가 저 정도야”라며 들불축제를 꼬집었다. “올해 제주도 관광객 감소로 인해 축제 방문객이 줄은 듯하다. 비와서 시간이 앞당겨졌는데 정보를 몰라 늦어 못 봤다. 민간기업의 참여가 절실하며 관료들의 축제는 드라이하고 메말라진다. 또 관료 4명이 무대에서 대표로 하는 것은 불만이다. 제주도 내 각 분야 대표 4명이 나와야지! 최우수로 뽑힌 이벤트치고는 예년보다는 진전된 축제가 아니었다. 업그레이드해야 한다”고 분노했다.

△축제를 뒤로하고
축제를 뒤로 두고 서부소방서 현장대원이 불길 앞에 있다. 불길을 바라보는 현장대원 뒤로는 공연과 환호성이 한창이다. 

△축제를 뒤로하고
축제를 뒤로 두고 서부소방서 현장대원이 불길 앞에 있다. 불길을 바라보는 현장대원 뒤로는 공연과 환호성이 한창이다. 

Last 행사 프로그램인 EDM 파티

△마지막은 EDM 파티
경건한 산불이 타가는 와중 마지막 순서인 EDM파티를 진행했다. 
제주도민중 중장년층은 이미 돌아가는 분위기였고 자리에 남아있는 대부분은 젊은 청년층 20대에서 30대 정도의 관광객 및 외국인이었다. 사람들이 병소주를 들이키며 클럽이 된 제주들불축제의 결말이었다.

교통 혼잡 속 일어난 트러블

△교통 혼잡으로 인한 트러블
축제의 마무리는 역시 끝나고 나서 교통 혼잡이다. 익히 들불축제의 교통 혼잡은 듣고 왔다. 셔틀버스를 타기 위해 나서는 중 경찰관과 시민의 트러블이 일었다. 교통 혼잡 속 일어난 트러블은 금세 사그라졌지만 예상됐던 혼잡 속 트러블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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