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0년 5월 북초등학교 학생들
소풍서 오는 길에 독립창가 제창

1920년 5월 25일, 제주공립보통학교(후신 북초등학교) 전교생이 독립만세를 외치고 독립창가를 불렀다는 사실을 확인해주는 1920년 5월 31일 매일신보 기사.
1920년 5월 25일, 제주공립보통학교(후신 북초등학교) 전교생이 독립만세를 외치고 독립창가를 불렀다는 사실을 확인해주는 1920년 5월 31일 매일신보 기사.

“어린 게 뭘 안다고?”말하는 어른들에게 답한다.
“어리다고 놀리지 말아요” 

선거철, 만 18세로 선거연령을 하향조정하는 것은 정치권의 논쟁 1순위다. 여론에 휩쓸리기 쉽다며 말도 안 돼는 소리라고 말하는 어른들에게 아이들은 말한다. 
“너나 잘하세요!”

1920년 5월 25일, 제주공립보통학교(후신 북초등학교) 전교생이 사월초파일 관음사로 소풍을 갔다 돌아오는 길에 독립만세를 외치고 독립창가를 불렀다.

김황재 제주항일역사연구원장은 “전교생이 독립만세 시위를 한 것은 전국에서 유일한 사례일 것”이라며 “재조명 돼야한다”고 전했다.

제주보통학교(후신 북초등학교) 학생들의 항일 역사는 학교 내 도서관인 김영수 도서관 벽에서 찾아볼 수 있다.

전교생이 독립만세를 외치고 8년 후, 1928년 제주공립보통학교(후신 북초등학교) 학생들은 친일 교사 축출을 요구하고 '동맹휴학'을 단행했다. 이 사건으로 학생 9명이 검거됐다. 제주보통학교(후신 북초등학교) 학생들의 항일 역사는 학교 내 도서관인 김영수 도서관 벽에서 찾아볼 수 있다.

1919년 3월 24일 조천에서 만세시위가 일어났다. 당시 조천만세운동을 일으킨 김장환씨(휘문고)가 북초등학교 7회 졸업생이다. 당시 제주 보교 신문에 따르면 ‘북초등학교 졸업생들이 조천만세시위를 주도했다’고 기술했다. 

초등학교 전교생이 항일운동을 한다는 것은 대학생의 의식수준으로 당시 아이들의 정치참여 수준을 보여준다. 

박희순 제주북초등학교 교장 선생님은 “애들보고 느끼는 게 끈끈히 이어나가는 무엇이 있다. 졸업하는 애들이 제주북교는 나에게 자존 혹은 자존심이다.  긍지다라는 말을 한다. 애들이 학교 자체에 대해 굉장한 자긍심을 느낀다”며 “학교의 미래를 향한 모습은 함께, 즐겁게, 행복하게인데 함께 라는 단어는 과거와 미래가 함께 라는 뜻”이라고 과거를 설명하며 이야기했다.

천진난만 아이들은 역사와 함께했고 당시 무엇이 옳고 그른지를 알고 있는 나이였다. 제주북초등학교 선생님들은 가끔 아이들이 떼를 쓰거나 장난을 칠 때면 “선배들은 지금 만세운동을 했다”고 이야기한다며 장난스레 웃었다.

제주북초등학교는 다음달 31일 학교 內 김영수 도서관 개관을 앞두고 있다. 김영수 도서관은 학교의 역사가 곳곳 디자인되어 아이들의 교육에 스며들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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