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음사 주지 허운 스님 인터뷰]
문화는 흐름, 멈추면 문화 아니
현재 필요한 것은 신뢰 찾는 일

인터뷰하고 있는 허운 스님.
인터뷰하고 있는 허운 스님.

“우리는 역사 속에 살고 있고 현실 속에 살고 있다”

제주시 한라산 관음사는 대한불교조계종 23교구의 본사다. 관음사는 도내 약 40여 개의 종단 내 사찰을 관장하며 큰어르신인 조실 만백 종호스님과 주지 무소 허운 스님이 있다. 12일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무소 허운 스님은 수고한 불자들에게 염주를 손수 채워주면서 종횡무진 중이었다. 오후 4시 허운 스님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스님은 2019년 제주도가 어떻게 다가오십니까.
“세상이 컵 속에 물처럼 요즘은 하나가 됐어요. 제주도는 ‘섬’이다보니 밖에 대한 두려움, 지역이기주의, 습관화돼서 불편함을 못 느끼고 인식을 못하는 부분도 있어요”

△올해 부처님 오신 날 주제는 '마음愛자비를! 세상愛평화를!'입니다.
“자비란 말이 참 어려워요. 그런데 우리가 잘 가꿔진 밭을 보고는 찬탄하고 못난 밭에게는 연민의 정을 보내는 것서부터 해보고 내가 베풀었던 마음까지도 마음에 두지 않는 것이 중요해요”

△종교가 정치에 개입하는 것에 대한 생각은 어떠십니까.
“종교는 정치에 개입해야죠. 그런데 정책에 개입하면 안 돼요. 즉 인권, 인간세상이 망할 수도 있는 인간존엄에 관한 문제는 권고하고 그러면 안 된다고 이야기할 수 있어요. 정치에 깊이 들어가서 감 놔라 배 놔라 하면 안돼요. 이 제도를 사용해 인권과 존엄이 무너진다면 개입해야 해요”

△종교는 문화인가요. 아니면 독립적인 개체인가요.
“우선 문화는 흐름이고 멈추면 문화가 아니죠. 종교는 역사 속에서 바라보면 문화이고 역사를 벗어나는 이야기를 하면 고유 영역 초월하는 영역이 되겠지만 그 영역은 현실과 분리할 순 없어요. 이 세상을 통해서 올라가야하니까. 일상적인 생활 속에서 그것과 연결된 것까지 고민을 같이 한다면 내지는 그런 연결된 자각이 일어난다면 일상 속에서 종교도 있고 문화도 같이 있어요”

△마지막으로 전할 말
“지금은 신뢰가 없어진 사회라고 볼 수 있어요. 종교인, 정치인, 문화예술인들에게 믿음이 깨졌죠.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건 신뢰성을 찾는 것이 중요해요. 우리는 역사 속에 살고 있고 현실 속에 살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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