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가 24일 주간정책 조정회의에서 “감귤산업은 이제 양이 아니라 맛으로 전환해야 한다”며 “예산부서와 농협, 관련 단체들과 내년도 감귤 예산을 전면 재검토하고, 맛에 중점을 둔 맞춤형 대책을 세울 것”을 지시했다.

 올해 감귤가격 하락으로 인해 도내 감귤농가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경기침체와 소비부진으로 지난해와 평년보다 노지감귤 일일출하량이 10~20% 감소한 수준임에도 도매시장 평균 경락가격이 5kg상자 기준 5000원대로 하락한 실정이다.

 이에 원희룡 지사는 “1차 산업이 가지고 있는 비중과 감귤의 상징성을 봤을 때 감귤산업이 무너지는 것은 결코 좌시할 수 없다”며 심각성을 강조했다.

 특히 “맛없는 감귤을 생산하고, 선별이 안 되어 그냥 내보내고, 소비지에 가서 가격이 떨어지면 예산을 투입해야 하는 악순환은 이제 그만 해야 한다”며 “양으로 들어가는 예산을 맛을 높이는데 집중적으로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수확단계와 출하 시 선별검사, 유통에서의 판촉행사 등을 통해 이후에 집중 출시되는 만감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일이 없도록 선제적으로 대응할 것”도 주문했다.

 실제로 제주도 감귤진흥과 전 직원은 선과장을 방문해 대과, 극소과, 중결점과 등을 철저히 선별해 가공용으로 처리해 줄 것을 당부하는 등 특별단속에 나서고 있다. 

 회의에 참석한 김성범 제주감귤연합회장은 “어떻게 고품질 감귤을 생산하고 이를 유도할 것인가가 관건”이라며 “행정에서는 당도 높은 감귤 생산을 위해 보다 장기적인 계획을 가지고 과감하게 투자한다는 입장에서 원지정비사업과 신품종 도입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제주도는 예비비 등 60억 원을 긴급 투입해 상품과인 2L(67㎜ 이상~71㎜ 미만) 규격 2만t을 전량 수매해 시장에서 격리하고 있다. 또한 2S(45㎜ 이상~49㎜ 미만) 미만 소과 3만t을 추가로 가공용 수매 처리하는 방법으로 가격 회복 대책을 추진 중이다.

 이와 함께 도에서는 행정시와 함께 비상품감귤 유통행위를 근절하기 위한 도내 전선과장 집중단속도 실시중이며, 대형 마트를 중심으로 한 할인 및 판촉행사도 병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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