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가 현장에서의 비난을 무릅 쓰고 편향된 역사관이 들어가 있는 김원웅 광복회장의 기념사를 정면으로 비판하고 나섰다. 미래통합당도 해당 기념사을 강하게 비판하며 목소리를 더했으나, 더불어민주당과 광복회 측은 이에 반발하고 있다.

 원희룡 도지사는 지난 15일 조천체육관에서 열린 제75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김률근 광복회 제주도지부장이 대독한 김원웅 광복회장의 기념사에 대해 즉석 연설을 통해 이처럼 밝혔다.

 이날 김률근 광복회 제주특별자치도지부장이 대독한 김원웅 광복회 중앙회장이 기념사에는 이승만 대통령에 대해 “반민특위를 폭력적으로 해체시키고 친일파와 결탁했다”, “대한민국은 민족반역자를 제대로 청산하지 못한 유일한 나라가 되었고, 청산하지 못한 역사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며 정치적으로 편향된 견해가 담겨있었다.

 이에 원 지사는 준비해 왔던 경축사 대신 “우리 국민 대다수와 제주도민이 결코 동의할 수 없는 매우 치우친 역사관이 들어가 있는 기념사를 광복회 제주도지부장에게 대독하게 만든 처사에 매우 유감”이라며 “제주도지사로서 기념사의 내용에 결코 동의할 수 없다는 것을 분명히 밝힌다”며 기념사를 비판했다.

 아울러 원 지사는 “오늘의 선진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는 많은 분의 공이 있었고, 그 공의 그늘에는 과도 있었다”며 “75주년 광복절을 맞는 역사의 시기에 이 편 저 편으로 나눠 하나만 옳고 나머지는 단죄화 돼야 하는 시각으로 역사를 조각내고, 국민을 편 가르기 하는 일에 결코 동의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미래통합당도 해당 기념사에 대하 “무도하다”고 평가하며 김 광복회장의 사퇴를 요구하는 등 지원사격에 나섰다.

 원 지사의 이같은 발언에 더불어민주당 제주도당은 성명을 통해 "광복절 경축식마저도 자신의 이슈몰이를 위해 이용하는 원 지사의 안하무인적인 태도에 분노한다"며 유감을 드러냈다.

 또한 김원웅 광복회장은 17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원희룡 같은 '친일 비호' 정치인은 광복절 행사에 오지 못하도록 명단을 발표할 계획"이라며 반발했다.

 한편 논란의 중심이 된 김원웅 광복회장은 전두환 정권 당시 민주정의당에 몸담아 요직에서 일하던 중 3당 합당 이후에 이른바 ‘꼬마 민주당’으로 당적을 옮겨 국회의원이 됐으며, 이후 한나라당에 합류해 16대 국회의원이 된 뒤 다시 열린우리당 소속으로 17대 총선에서 국회의원이 되는 등 잦은 당적 변경으로 비판을 받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