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괭이·푸른바다거북 떠내려와
안강망 혼획·쓰레기 먹어 숨져

상괭이(위), 푸른바다거북(아래) [해양환경정보포털 제공]
상괭이(위), 푸른바다거북(아래) [해양환경정보포털 제공]

제주에서 잇따라 멸종위기 보호종 사체가 발견되면서 그 원인과 대책마련이 필요하다.

지난 12일 구좌읍 평대리 해안에서 새끼 상괭이 사체가 발견되면서 이번 주에만 3마리의 상괭이가 죽은 채 발견됐다. 

해경에 따르면 올해 숨진 채 발견된 상괭이는 23마리다. 2017년부터 현재까지 125마리의 상괭이 사체가 신고 접수됐다. 

지난달에 이어 이달 11일에도 낚시줄에 걸린 푸른바다거북 사체가 해안가로 떠내려왔다.

두 종 모두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이 지정한 멸종위기종이자 해양수산부가 보호대상해양생물로 지정한 만큼 개체 수 보호가 필요한 종이다. 

12일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은 세계적 멸종위기종 ‘상괭이’를 보전하자는 결의안을 공식 채택하며 국제사회에서도 보전 방안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상괭이의 잇따른 죽음에는 안강망에 의한 혼획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지난해 국내에서 혼획된 고래 1960마리 중 상괭이가 1430마리로 72%를 차지한다. 

제주대학교 고래연구팀 김병엽 교수는 사체들을 부검해보면 폐에 거품이 올라오는 등 압사당해 죽은 경우가 가장 많다고 밝혔다. 이에 해양수산부는 5대 해양생태축을 구축해 ‘물범-상괭이 보전축’을 서해에 지정했으며, 상괭이가 탈출할 수 있는 혼획저감장치를 개발했지만 상용화는 아직 미정이다. 

5대 해양생태축 [해양수산부]
5대 해양생태축 [해양수산부]

상괭이 보전축을 제주를 포함한 남해에도 확대해야 하며 저감장치 도입과 함께 어민에 대한 교육을 강화하는 등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제주도 연안은 먹이가 풍부하고 거북이가 태평양으로 이동이 쉬운 곳이다. 지속적으로 사체가 발견되고 있는 가장 큰 원인은 ‘쓰레기’다. 

지난해 국립해양생물자원관이 제주에서 발견된 바다거북 사체 4구를 부검한 결과, 2구에서 해양쓰레기가 발견됐다. 또한 2018년 색달해변에서 방류된 붉은 바다거북이 11일만에 부산 앞바다에서 죽은 채 발견됐으며, 장 내에 미세플라스틱, 어업에 쓰이는 밧줄 등 다양한 해양쓰레기가 들어 있어 충격을 줬다. 

매년 거북이를 방류하는 색달해변은 관광객이 몰려들어 2007년 이후 산란이 관찰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꾸준한 방류사업이 보호생물 보전에 도움을 주지만 서식지 관리 없이는 개체 수 확대로 이어지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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