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맺지 못한 과제 - ⓶제주 제2공항
여론조사 결과 해석 둘러싸고 피해 주민 납득 불투명

제주 제2공항을 둘러싼 찬반 갈등이 고착화된 지 오래다. ‘공항=갈등’ 등식은 2015년 11월 10일 제주 제2공항 후보지로 성산 일대 지역이 선정된 지 만 5년이 지난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지난 12월 11일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와 좌남수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의장은 ‘제주 제2공항 도민 여론조사 내용 합의문’을 발표하면서 제2공항 갈등 해소를 위한 지속 협력과 공동 노력을 약속했다.

제주도와 제주도의회가 제2공항 건설 사업에 대한 도민 여론조사 진행 방식에 어렵게 합의점을 찾아 ‘제주 공항 갈등’ 조정에 나선 것인 만큼 일각에서는 한발 진전된 성과라고 평가하지만, 찬반 반목을 더욱 격화시킨 것이라는 회의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표본조사는 성산읍을 포함해 제주도민 2천여명을 대상으로, 별도조사는 성산읍 주민 500여 명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것을 두고 찬반 단체는 각기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기 때문이다.

“여론조사로 제2공항 추진 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새로운 갈등의 불씨가 될 것”이라는 데는 찬반 단체 모두가 동의하지만, ‘성산읍 주민 대상 여론조사’에 대해서는 상반된 주장을 펼치고 있다.

찬성단체는 “기어이 설문조사를 하려면 직접 이해 당사자인 성산읍 주민만 한정해서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반대단체는 “‘도민 공론화’의 취지를 훼손하고 도민사회의 갈등을 조장하는 방안”이라며 반발했다.

제2공항 예정지에 내려졌던 개발행위허가제한이 지난 16일자로 해제됨에 따라 ‘보전과 개발의 갈등’을 넘어선 ‘주민의 삶과 직결된 문제’임이 더 크게 부각되고 있다.

성산마을을 관통하는 제2공항이 들어설 경우 누군가는 집을 떠나야 하고, 남아 있는 주민들도 소음 피해를 입게 된다. 또 다른 누군가는 이익을 얻게 된다.

이번 여론조사 결과의 해석을 둘러싸고 지역 사회에 새로운 갈등으로 비화될 가능성이 있는데다, 이해 당사자인 피해 주민들을 납득시킬 수 있을지도 불투명하다.

제주도는 해당 주민들의 반발에 대해 충분한 협의를 거쳐 진행하겠다고 밝히고 있지만, 그리 쉽게 풀리지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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