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자니 불안 안 맞자니 감염 위험’…접종 교민 계속 늘어가
91% 예방효과 3상 결과에 외국 평가 반전…러시아선 ‘냉대’

러시아제 ‘스푸트니크 V’ 백신 [연합] 

러시아제 코로나19 백신 ‘스푸트니크 V’의 효능과 안전성에 대한 논란이 잦아들지 않은 가운데 러시아에 거주하는 많은 한국 교민이 고민에 빠졌다.

세계 4위 규모의 누적 확진자(435만여 명)에 여전히 하루 1만 명대 내외의 만만찮은 신규 확진자가 쏟아지는 러시아에서 감염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백신을 접종받아야 할지, 아니면 아직 서방권에서 신뢰도를 검증받지 못한 백신을 맞아선 안 될지 판단이 서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달 중순 현지 여론조사 전문기관 ‘레바다-첸트르’의 조사에 따르면 스푸트니크 V 백신을 접종받겠다는 응답자는 30%로 지난해 12월(38%)보다 오히려 줄었다. 반면 접종받지 않겠다는 응답자는 62%로 지난해 12월(58%)보다 늘어났다.

접종을 기피하는 주요 이유론 ‘부작용 우려’(37%), ‘3단계 임상시험(3상) 종료 때까지 기다리려고’(23%), ‘백신 접종 자체가 무의미해서’(16%) 등을 들었다.

러시아인들 스스로가 자국 백신을 별로 신뢰하지 않고 있음을 보여주는 조사 결과다.

그러나 자국 백신에 대한 부정적 태도는 최근 들어 반전을 겪는 외국에서의 평가와 묘한 대조를 이룬다.

지난달 초 세계적 의학 학술지 ‘랜싯’에 스푸트니크 V의 예방 효과가 91.6%에 달한다는 3상 결과가 실리면서 러시아 백신에 대한 해외 평가는 긍정적으로 바뀌고 있다.

스푸트니크 V 백신의 해외 생산 및 외국 공급을 담당하는 러시아직접투자펀드(RDIF)에 따르면 지금까지 이 백신을 승인한 국가는 50개국이나 된다.  

스푸트니크 V에 대한 전반적 평가가 긍정적으로 바뀌면서 모스크바의 한국 교민들 가운데서도 접종자가 늘어가고 있다.

모스크바 주재 한 국내기업 관계자는 “한국인 주재원 약 30명 가운데 이미 7명이 접종을 받았고 다른 사람들도 접종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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