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사가 바뀌면 뭔가 달라져야 한다. 전진적 발상의 전환이 없는 지사의 교체는 도민에게 아무런 의미가 없다. 김태환 지사라고 예외가 아니다.

우선 행정풍토가 달라져야 한다. 무엇보다도 책임행정을 구현해야 한다.
지금까지 우리 행정은 시책의 시행결과 어떠한 실책이 드러나도 도무지 책임을 지려 하지 않는다. 잘못의 고의가 없으니, 시책의 시행결과 발생된 그 어떤 실책도 책임질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다.

그뿐만이 아니다. 오늘 우리가 정작 관심을 가지는 것은 해결해야 할 문제가 쌓여 있는데도 도무지 움직이려들지 않는 기회주의적이고 무사안일적 행정풍토이다. 요즘과 같은, 인사를 앞둔 과도기에 더욱 그러하다.

따지고 보면 실책은 일을 하다가 생긴 결과이므로 상황에 따라 면책의 경우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무사안일적 행정풍토는 창조적 행정발전을 저해할 뿐 아니라, 그 피해가 직접적으로 주민과 연결된다.

지금 우리에게는 할 일이 너무나 많다. 위기에 처한 지역경제를 살려야 하고, 덩달아 민간자본도 유치해야 한다. 국제자유도시 계획에 따라 향후 개발의 방향설정 등 전체 구도에 관한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우리의 생존적 작물인 감귤도 어찌하든 살려 놓아야 한다. 혹 나름대로는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견해가 있을지 모르나, 우리가 보기엔 그것이 얼마나 충족되고 있는가 하는 반문이 지배적일 것으로 알고 있다.

혹시 무엇을 했다가 나중에 동티가 나지 않을까 하는 생각, 책임질 일은 아예 손을 안 대는 것이 상책이라는 생각이 사라지지 않는 한 나날이 늘어나는 행정수요에 대처하지 못한다.
공직자의 책임은 비행(非行)을 저지를 때만 생기는 것이 아니다.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을 때 그것은 더 무겁다. 지사의 교체가 책임행정을 구현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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