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국제컨벤션센터의 공기업화(公企業化)가 다각도로 모색되고 있는 모양이다. 제주특별자치도가 단일 행정구역이 되면서 과거 4개 시-군의 컨벤션 주식을 흡수, 이제는 57% 지분의 최대 주주가 되었으므로 마음만 먹으면 제주국제컨벤션센터의 공기업 전환은 언제든지 쉽게 이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컨벤션센터의 공기업화는 결코 섣불리 손대서는 안 된다. 만약 컨벤션센터가 공기업으로 전환되면 그때부터 주식회사로서의 컨벤션센터는 자생력이 급격히 떨어지게 될는지도 모른다.

궁극적 경영의 책임은 회사 대표나 임원들에게 있다기보다 오히려 행정 기관인 제주특별자치도에 더 많이 돌아갈 수도 있기에서다. 적어도 경영에 대한 정책적 책임이라도 져야 할게 아닌가. 따라서 컨벤션센터 임-직원들은 제주특별자치도에 대한 의타심이 생길 수 있으며 창의적인 수익 사업 개발에도 나태해 질 가능성이 얼마든지 있다.

그뿐만 아니라 수익사업 창출도 공기업 전환 이후가 그 이전보다 부자유스러울 수 있다. 지금이야 기회만 오면 내국인 면세점이든, 외국인 카지노든, 그 어떤 수익사업도 채택할 수 있지만 공기업이 되고 나면 그렇지가 않다. 하나는 제살 깎아먹기요, 다른 하나는 공기업으로서의 품위 문제이기 때문이다. 다른 수익 사업들도 이런 경우에 해당하는 게 있을 수 있다.

공기업이 돼서는 안될 또 하나의 이유는 제주특별자치도가 엄청난 예산을 쓸어 넣어야 할 비슷한 곳이 너무 많다는 점이다. 컨벤션센터 외에도 제주월드컵경기장 등 한두 곳이 아니다. 공기업 전환보다는 한국관광공사 등에 매각하는 방도를 연구해 봄직하다. 팔아 넘긴다고 중문관광단지를 떠나는 것이 아니므로 컨벤션센터의 경제적 파급 효과야 더 크면 컸지 나빠질 리는 없지 아니 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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