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범 한 달을 넘긴 제주특별자치도정에 대한 도민들의 평가는 탐탁치가 않다. 솔직히 말하면 기대가 실망으로 바뀌고 있다는 쪽이 많다. 특별자치도에 대한 소리만 요란 할 뿐 실속은 보이지 않고 오히려 내부정리조차 안된 채 혼란과 혼선만 거듭하며 표류하는 인상을 지울 수가 없다는 것이다.

 물론 출범 한 달만에 가시적 성과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이며 지나친 욕심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출발한지 한 달이나 되었으면 뭔가 뚜렷한 방향 설정이나 발전전략은 가시화 되어야 마땅하다. 고작 공약 점검 수준에서 특별자치도 한 달을 허송했다는 것은 그만큼 도민적 실망을 키웠을 뿐이다.

그래서 일각에서는 소신이나 도정 철학도 없이 이리저리 눈치나 보는 ‘눈치 도정’이라는 비판을 서슴지 않는다. 언제까지 이런 달갑지 않는 비판을 이고 갈 것인가. 김태환 지사는 제주특별자치도 출범 한 달을 넘기면서 6개월만 기다려 달라고 했다.

6개월 넘기면 뭔가 가시적 성과를 보이겠다는 것이나 다름없다. 그렇지만 임기 4년은 그렇게 한가하게 보내도 좋을 만큼 긴 기간이 아니다. 더욱이 김 도정은 특별자치도 이전 2년 가까이 도정을 이끌어왔던 연속 도정이다. 그 2년동안 도대체 무엇을 하며 보냈기에 또 다시 6개월을 기다려 달라는 것인가.

특히 최근 해군기지 건설 문제와 관련한 김지사의 행보는 ‘무소신 눈치보기 도정’의 전형이라는 비판을 부르기에 충분하다. 해군기지 유치 찬성 쪽 단체에 사실상 해군기지 유치 지원을 해달라는 것으로 오해할 소지의 발언을 했다고 알려졌기 때문이다. 해군지기 문제도 4년이나 끌어온 민감 현안이다.

그렇다면 이 문제가 얼마나 도민적 여론 분열과 갈등을 빚어왔는지 모를 리 없을 것이다. 그런데도 지사가 앞장서 여론을 분열시키고 갈등을 부추길 소지의 언동을 보였다는 것은 김도정의 한계를 드러낸 것이나 다름없다. 좀 더 소신 있고 좀 더 당당한 도정을 펼 수는 없는 것일까. 도민들에게 실망을 주지 않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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