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철인데도 비는 오지 않고 연일 폭염이 이어지고 있다. 제주시를 중심으로 밤에는 열대야 현상까지 나타나 잠을 설치게 하고 있다.

오랜 기간 누적돼온 스트레스가 이미 한계점에 달해 자극적인 계기를 만나기만 하면 한꺼번에 터져 나올 것만 같은 요즘이다. 실제로 만취상태에서 이른바 ‘묻지마 폭행’이 잇따라 일어나고 있다.

그렇다고 마냥 성질만을 부릴 수는 없는 일이다. 비록 날씨는 무더워 짜증이 나지만, 그럴수록 더불어 살아가는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

우선 남을 생각하는 마음이 필요하다. 더위 속의 히스테리는 남에게 피해를 줄 뿐 아니라, 자기 스스로를 황폐케 한다. 지금 아무리 무덥더라도 머지 않아 햇볕과 더위를 씻을 가을 바람이 불어 올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참아나가야 한다. 그것이 바로 삶의 희망이다.

이맘때쯤이면 예외없이 하는 소리지만, 해수욕장 등 유원지에서의 행락질서도 지켜야 한다. 피서가 아니더라도, 도시의 노동공간에서 벗어나 산이든 바다든 잠시 대자연의 품속으로 찾아드는 것은 단순한 휴식이상의 의미가 있다.

그러나 그것도 좋지만 그로 인해 남에게 피해를 주어서는 안 된다. 우선 작은 것부터 실천해야 한다. 모였다 하면 술판을 벌이고, 고성방가로 소란을 피우거나, 있는 데로 성질을 부려 폭력을 서슴치 않아 주위를 살벌케 하는 예를 가끔 본다.

나의 즐거움을 생각하기 전에 남을 의식해야 한다. 올해 피서철도 자연을 생각하고 행락질서를 정립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이제 곧 장마가 끝나면 더욱 무더워질 것이다. 그럴수록 그것을 이겨내는 지혜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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