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 거듭할수록 추차난이 심화되고 있다. 숫제 주차 전쟁이라 할만하다. 도심만이 아니다. 농어촌 할 것 없이 그렇다. 도시 이면도로나 시골골목은 물론, 차량통행이 번잡한 상가주변 도로변은 이미 대형주차장으로 변한 지 오래다. 차량은 해마다 늘어나는데 주차공간이 확보되지 못하거나 기존 주차시설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어서다. 이같이 심화되는 주정차난은 일부 건물 부설주차장이 제대로 활용되지 않는 것도 원인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제주시의 경우만 봐도 그렇다. 현재 제주시 주차장 확보율은 92%로 전국 최고 수준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중 건물 부설주차장 면수는 전체주차공간 면수 14만4295면의 65.6%인 9만4759면을 차지한다. 그러나 이처럼 전체주차시설의 65% 이상을 점유하는 건물부설 주차장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해 주차난 심화를 부른다는 것이다. 제주시가 부설 주차장 이용실태 점검결과가 그렇다. 제주시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현재까지 점검한 결과 건물부설 주차장 112곳이 용도변경이나 출입문 폐쇄, 물건적치 등으로 주차장으로서의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번 적발된 경우는 일부에 불과할 뿐이다. 전체 1만1823개소의 건물 부설주차장을 점검할 경우는 엄청난 규모의 부설주차장들이 활용되지 못하는 것으로 파악될 것이라는 주장이 많다. 그렇다면 건물 부설주차장 활용방안이 주차난 해소의 한 대안이 될 것임에 틀림없다. 행정당국이 주정차 단속으로 과태료 징수에만 눈독을 들일 것이 아니라 부설주차장 활용방안에 대한 획기적이고도 실질적인 대안을 찾는 것이 먼저다. 있는 시설도 활용 못하면서 주차난 타령만 하는 것은 우스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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