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수산부가 추진하고 있는 해양과학관 건립 사업이 그 입지를 선정함에 있어 경제성만 중시하는 것은 아주 잘못된 생각이다. 이 때문에 해양과학관 유치를 위해 부산-여수와 함께 경합을 벌이고 있는 제주도로서는 가장 불리 할 수밖에 없다. 인구가 많은 대 도시를 배후에 갖지 못한 제주도는 계량적(計量的)인 경제성에서 부산이나 여수에 밀리기 때문이다.

해양과학관 입지 타당성 조사를 맡고 있는 한국개발연구원의 중간조사보고 결과도 가장 비중을 두고 있는 경제성에서 제주가 불리한 것으로 나타나 실망을 금치 못한다. 국비와 더불어 민간자본 등 1000억 원을 투자하게 되는 해양과학관도 물론 적자를 보아서는 안 된다. 당연히 흑자 경영을 해야 해양과학관이 더욱 발전해 나갈 수가 있다.

그러나 적자를 보지 않는 한 해양과학관 예정 입지의 국내-외적 관광 환경과 해양과 관련한 여건, 향후 전망 등도 경제성과 대등한 비중으로 평가되어야 한다. 그렇다면 4면이 청정 바다로 둘러 싸여 해양 연구에 유리할 뿐만 아니라, 국제자유도시-국제적 관광지라는 좋은 환경이 조성돼 해양과학관이 지역관광만이 아닌 한국 관광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을 만큼 전망이 밝은 제주도의 입지를 크게 평가 해 주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장 경쟁 도시들 보다 입장료 수입이 적을 것이라는 상술에 불과한 계산으로 제주도를 제외시킨다면 국고까지 투입하는 ‘공익적 사업’이라고 말하기 어렵다. 더구나 해양과학관 건립과 관련해서 지난해 제주도가 제주대학교에 의뢰, 경제성을 조사한 적이 있는 데, 한국개발연구원의 중간 보고와는 달리 타당성이 충분하다는 결론을 내린 바도 있다고 한다.

우리는 해양과학관이야말로 제주도에 건립돼야 한다고 보는 입장이다. 적어도 해양과학관이라는 이름의 공익시설이 단순히 경제성으로 평가되어야 한다면 차라리 서울에 건립하는 게 나을 것이다. 혹시 ‘경제성’이라는 것이 ‘정치적 고려 사항’은 아닌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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