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중앙회가 농약장사 돈벌이에 눈이 멀어도 대단히 먼 모양이다. 그러다 보니 상도의마저 안중에 없는 것 같다. 상부상조의 정신을 바탕으로 한, 이른바 협동운동 조직체라는 지역 농협 연합체인 농협중앙회가 제주도내 농약 소비량 전량과 시장을 독점하기 위해 제조회사에 550억 원대 규모의 1년치 농약을 현금으로 일시에 구입하려 획책하고 있다니 말이다. 지금까지 농약회사의 공급 경로는 제조회사~농협중앙회~지역농협~농민으로 이어지는 경우와, 제조회사~도매상~소매상~농민으로 연결되는 경우 등 두 가지 경로가 있다고 한다. 이러한 체계를 농협중앙회가 자금력을 동원, 제주도 연간 소비량을 현금으로 한꺼번에 매입해버림으로써 다른 농약 공급 경로를 무너뜨리겠다는 속셈인 것 같다. 이는 생산품의 독점임과 동시에 시장을 통째로 장악하려는 술책에 다름 아닐 것이다. 그리고 제주도 농민을 우롱하는 처사이기도 하다. 만약 농협중앙회의 술책이 성공을 거둔다면 도내 도-소매업소의 폐업은 물론, 회원편의를 위해 농약을 취급하고 있는 새마을 금고와 신협까지도 타격을 받을 것이 뻔하다. 이는 자율적으로 형성돼야 할 시장 경제 질서와 상도의를 동시에 무너뜨리는 타기해야할 행위이다. 농협중앙회의 이와 같은 술수는 농협의 농약 계통 판매가 해마다 줄어들고 있는데 따른 고육지책에서 나온 것인지는 알 수 없으나 그렇다면 마진 축소나 서비스 개선 등 다른 데서 개선책을 찾아야지 다른 업소를 문 닫게 함으로써 사업 이익을 극대화하겠다는 발상은 참으로 졸렬하다. 그것은 과욕을 넘어 탐욕이며 협동운동 정신에도 위배된다. 특히 농협중앙회가 시장경제질서와 상도의를 내팽개치면서까지 제주 농약시장 독점을 관철시킨다면 공정거래 위반도 될법하다. 농협중앙회는 제주 농약시장 독점 기도를 당장 포기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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