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의회가 고창실 감사위원장 내정자에 대한 임명동의를 부결해 버리자 김태환 지사의 충격은 컸을 것이다. 도의회 부결 직후 그는 “심각한 우려와 함께 유감으로 생각한다”는 심사(心思)의 일단을 피력할 정도였다. 그러나 그후 김태환 지사는 “감사위원장 임명동의 안 부결사태는 새로운 제도의 운영 미숙이 아니라 행정과 의회가 법에 보장된 고유 권한을 행사하는 과정에서 초래된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말해 도의회의 의사를 존중하고 수용한 것은 다행한 일이다. 따라서 김 지사는 후속 인선(人選)에 착수한 모양인데 꽤 시일이 걸릴 것 같다. 김 지사 자신이 도의회가 감사위원장 적임자로 요구하고 있는 소신 있고, 독립적이고 중립적이며, 전문성이 있는 데다, 도덕성에 하자가 없고, 의회를 존중해 줄 수 있는 인사를 구하기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라는 생각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감사위원장 후속 인선과 관련, 김 지사가 “시간에 쫓기지 않고, 충분히 검토한 뒤 의회와 협의를 벌여 나가겠다”고 밝힌 연유도 그러한데 있는 듯하다. 물론 막중한 중책을 맡을 감사위원장 후속 인선을 위해 시일에 구애받지 않고 충분한 검토를 거치면서 신중을 기하겠다는 데 대해 탓할 수는 없다. 하지만 공중에 떠 있는 감사위원회 구성이 그렇게 한가한 일은 아니다. 부지런히 서둔다 해도 의회 청문회 등을 거치다 보면 상당한 시일이 필요하다. 그렇다고 인선을 대충 하라는 말은 결코 아니다. 우리는 임명권자가 문을 활짝 열고 인재를 구한다면 감사위원장 감 찾기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특히 김태환 지사는 오랜 세월 동안 제주도내 시장-군수-도지사까지 두루 섭력(涉歷)해 왔으므로 적임자가 어디에 있는지도 알고 있을 것이다. 다만 김 지사가 인맥, 친소, 선거 유공자 논공행상, 행정-정파적 관계 등을 타파해서 진실로 숨어 있는 인재까지를 포함한 각계 각층에서 적임자를 찾으려는 의지가 있느냐는 점이 문제일 뿐이다. 닫힌 울타리를 허물기만 한다면 김 지사의 적임자 찾기는 긴 시간이 필요치 않다고 믿는다. 감사위원장 적격자는 많다. 조속한 후속 인선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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