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0년 제주감귤 대체 작목으로 제주의 농업소득을 견인 할 것이라고 큰소리 치며 출발했던 호접란 대미 수출 사업은 엄청난 예산만 낭비하고 실패로 끝났다. 감사원은 최근 ‘제주호접란 대미 수출 사업’을 총체적 부실로 결론을 내리고 “가능한 한 빨리 사업을 정리하라”고 도에 통보했다. 이와함께 호접란 사업 관련 공무원 8명에 대한 문책도 요구했다. 호접란 사업은 초기부터 말썽을 키워온 ‘의혹 사업’이나 다름없다. 당시 도지사 정치자금 마련 등 ‘정치적 의도’에 의해 사업이 추진됐고 결국 이것이 부실 덩어리가 돼 계속 의혹만 키워온 ‘정치작물’이라는 비판이 계속됐던 것이다. 투입된 사업비는 2000년 1월부터 감사원 감사가 시작된 2005년 9월까지 119억6700만원이었다. 이처럼 엄청난 예산이 투입된 호접란 수출 사업은 단 한푼의 수익은커녕 2005년 9월까지 73억7861만원의 손실만 가져온 것이다. 투자비를 포함하면 200억원 가까운 국민 세금과 농민들의 피땀흘린 재산을 날려버린 꼴이다. 지난 2004년1월부터 제주개발공사가 위탁관리를 맡고 있지만 이 후에도 1년 8개월만에 22억1946만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그렇다면 더 이상의 손실로 국민 혈세를 낭비할 수는 없다. 하루라도 빨리 정리해야 할 당위가 여기에 있다. 그런데도 도 당국이 생산원가 절감과 미국 현지에서 묘를 구입하고 재배한다는 등의 이유로 내년부터는 흑자 전환이 가능하다고 호접란 사업의 조기정리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이는 말도 안 되는 소리다. 도내 감귤 대체 작목으로 농가 소득을 올리겠다며 출발한 사업을 미국 사람들의 소득을 위한 사업으로 전락시키겠다는 것도 말이 안 되지만 흑자전환에 대한 확실한 대안이나 이행 계획도 없이 단지 ‘흑자전환의 꿈’만 갖고 사업을 계속하겠다는 것은 이해 할 수가 없다. 도가 작년 9월이후 현재까지의 호접란 사업의 투명한 손익계산 내용을 밝히고 내년 흑자 전환의 확실한 로드맵을 제시하여 도민들의 이해를 받지 못한다면 호접란 사업은 당장 접어야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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