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제주도당 강상주 위원장이 성명을 통해 제주도민과 당원들에게 사과했다. 지난 5.31지방선거 과정에서 빚어진 일부 금품공천 등 일련의 불미스러운 사태들에 대한 사과였다. 우리는 강상주 위원장의 사과가 너무 때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그래도 그의 솔직성과 진솔한 반성의 념(念)이 담겨 있다는 점에서 도민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는 차렸다고 생각한다. 특히 정치인들이나 고위 공직자들에게서 흔히 보듯이 ‘유감’과 같은 어정쩡한 표현으로 언어를 농(弄)하려 하지 않고 “5.31 공천과 관련, 도민들에게 많은 걱정을 끼쳐드린 점 깊이 사과 드린다”고 정직하게 말함으로써 도민은 물론 당원들의 정서도 어느 정도 누그러졌을지도 모른다. 솔직히 말해서 5.31선거를 치르면서 우리는 한나라 당 제주도당에 크게 실망했다. 금품공천-당비 대납 등과 같은,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들이 벌어지면서 제일 야당 한나라당의 체면이 말이 아니었다. 각종 혐의로 당의 사무직 간부 요원들과 도의원 당선자들까지 무더기로 수사기관에 불려 다니는가 하면 실제로 유죄판결을 받은 사람들이 여럿이다. 그것이 당선무효형이 아닌 80만원의 벌금형이라고 하더라도 크게 부끄러워 할 줄 알아야 한다. 한번의 선거를 치르면서 한 정당이 그처럼 떼로 수사 받고, 유죄 판결을 받은 역사가 제주도에는 이번 말고 아직 없었다. 우리가 강상주 위원장의 사과를 두고 때늦은 감이 있다고 한 것도 그 때문이다. 이제는 유죄 판결을 받은 도의원들이 사과할 차례다. 물론, 제주도당 책임자로서의 강 위원장 사과 속에는 도의원들의 몫도 포함 됐겠지만 그래도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유죄 판결을 받은 선량(選良)들로서의 대 도민(對 道民) 사과는 최소한의 예의다. 그렇지 않고서야 어떻게 감사위원장 내정 자를 청문하고 청렴성과 정직성을 따질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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