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기때 사람을 통해 대부분 감염

모 회사 요구르트의 광고 덕분에 헬리코박터 피이로리균에 대해서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지만, 정확히 우리 몸에 어떤 여러 이상 증상을 가져다주는지 또한, 우리 나라에서는 유치원 시기의 유아기 때에 대부분 감염된다는 사실을 간과하고 있다. 헬리코박터 피이로리감염증은 위점막과 점액 사이에서 기생하고 있는 나선모양의 헬리코박터 파이로리라는 균에 의한 감염증으로 가족 내 감염율이 높으며 위궤양 환자의 75~85%, 십이지장궤양 환자의 90~95%에서 헬리코박터 파이로리가 감염되어 있다. 선진국인 서구에서는 20~30%의 감염율이 나타나는데 반하여 아프리카 등 저개발 국가에서는 90% 정도가 감염되어 있다. 하지만, 우리 나라의 경우 성인의 70~80%가 감염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남녀간이나 술과 담배의 소비량, 채식주의 또는 육식주의에 따른 차이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감염의 원인은 사람이 유일한 병원소로, 사람에게서 전파된다. 증상은 균주의 다양성과 숙주의 감수성에 따라 달리 나타난다. 즉, 소화불량, 급성 위염, 만성 활동성 위염, 미란, 만성 위축성 위염, 위궤양, 십이지장궤양과 위암 같은 다양한 질병이 발생한다. 그렇다고 감염자가 모두 질병을 나타내는 것은 아니며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아 대부분 무증상 감염이 지속되고 일부에서만 증상이 생긴다. 균에 감염되어 있는 대부분의 사람이 만성 위염은 가지고 있지만 증상이 없으며 일부에서만 십이지장궤양이나 위궤양 등 소화성 궤양을 일으킨다. 또 극히 일부에서만 만성 소화불량의 직접적인 원인이 된다. 그리고 위궤양이나 십이지장궤양의 90%는 이 균 때문에 궤양이 생기고 자주 재발한다. 이처럼 다양한 질병을 발생시킬 수 있고 가족에게 전파되기 때문에 무증상이라 할지라도 치료를 하는 것이 좋으며, 약물요법을 통해 충분한 치료가 가능하다. 전파되는 경로는 대변에 오염된 물질에서 입으로(fecal-oral) 또는 입에서 입으로(oral-oral)의 감염, 물을 통한 감염 등의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되며, 간혹 내시경과 같은 기구를 통한 감염되고 있다는 보고도 있다. 특히, 우리 나라에서는 유치원 시기의 유아기 때에 대부분 감염된다. 아직 정확한 감염 경로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어린이가 함께 모여서 생활하거나, 음식을 한 그릇에 놓고 함께 숟가락으로 떠먹거나, 어린이에게 부모가 음식을 씹어서 먹이는 등 비위생적인 생활습관들이 이 균의 전파를 일으킨다고 추정하고 있다. 치료를 위해서는 헬리코박터 피이로리균을 제균하기 위해 비스무트 제제와 항생제의 복합요법이 쓰인다. 1996년 9월 네델란드의 마스트리트에서는 유럽 19개국과 일본, 캐나다, 미국의 대표들이 모여 헬리코박터 피이로리 박멸을 위한 새로운 유럽의 지침(New European Guideline)에 따르면 이 균에 감염된 모든 궤양은 반드시 제균하라고 하였고, 궤양이 아니더라도 위염이 심하거나 수술 받은 위암 환자, 가족 중에 위암이 있는 사람, 소염진통제 복용자, 역류성식도염으로 치료받는 자는 물론 본인이 제균을 희망하면 제균할 것을 권고하였다. 이 균은 1~2주간 약을 먹으면 90% 제균된다.

김   화   민 (한국병원 소화기내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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