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는물’ 밭에 뿌리는
출혈 營農-적자 市政
제주시내 2600농가 ‘상수도’ 농업용수로 이용
농가-해마다 수백억 영농비로 추가 부담
市-생산원가 절반아래로 공급 손실 감수

일반 농가들이 사용하는 지하수 농업용수 보다 3배 이상 비싼 물을 자신의 농경지에 뿌리면서 막대한 영농비를 짊어지고 있는 농민들.

생산비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헐값에 공급, 연례적으로 막대한 적자를 떠안아 이를 일반 시민들에게 전가하는 행정.

이는 먹는 수돗물을 ‘농업용수’로 사용하는 과정에서 빚어진 현상이다.
제주시 지역에서 농업용 지하수를 자신의 농경지의 농업용수로 사용하는 농민은 2774가구 농경지 면적은 1665ha에 이르고 있다.

이들 농업용 지하수를 이용하는 농가들은 하루 4만8900t의 농업용 지하수 용출량 가운데 20% 정도인 하루 평균 1만t 정도를 자신들의 농경지에 뿌리고 있다.

이들 농업용수를 사용하는 농가들은 자신들이 사용하는 농업용 관정의 관리비와 시설 유지비 등에 해당하는 연간 수만원 정도의 물값(시설 관리.유지비)을 부담하고 있다.

농업용수를 이용하고 있는 농가들은 대부분 시 외곽지 집단 영농지역 부근에 농지를 소유하고 농가들이다.

반면 이들과 달리 835ha의 농경지를 경영하는 제주시내 2651농가는 일반 수돗물(상수도)을 ‘농업용’으로 자신들의 농경지에 뿌리고 있다.

대부분 시외곽지와 도심 교차지점에 농경지를 소유한 이들은 상수도 요금기준에 따라 t당 평균 250원 정도씩 ‘물값’을 지급하고 있다.

이들 ‘먹는 수돗물’을 사용하는 농가의 경우 시설재배에 종사하는 농민들은 연간 수백만원의 물값을 지급, 심각한 영농비 부담을 떠안고 있는 실정이다.
이처럼 먹는 물을 농업용으로 사용하면서 농가들이 지출하는 영농비 추가 부담액은 연간 수백억원선에 이를 것으로 제주시 농정당국은 추정했다.

특히 이들 농가들에게 상수도를 농업용수로 공급하는 제주시는 t당 평균 644원씩의 비용을 들여 상수도를 생산한 뒤 t당 250원 정도에 공급함으로써 연례적으로 적자를 감수하고 있다.

또 제주시는 이 부분에서 생긴 적자를 만회하기 위해 일반 가정용 수돗물 공급가격을 인상, 시 재정악화와 함께 ‘영농부분의 적자’를 이와 무관한 일반 시민들에게 전가하는 악순환을 되풀이 하고 있다.

제주시 관계자는 이와 관련, “자유도시특별법상 제주시 일정 지역내에서는 더 이상 농업용 지하수 개발이 어려워 현재로서는 일반 상수도를 사용할 수 밖에 없는 형편”이라면서 “장기적으로 농민들이 경작지를 시외곽지 농경지 밀집지역으로 옮기는 것이 최선책”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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