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혹한 계획범행’ 경찰, 공개 검토
신상공개위원 소집 불투명 신중론도

제주에서 중학생을 살해하고 도주한 혐의를 받는 A씨가 21일 오후 구속 전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제주동부경찰서에서 제주지법으로 이송되고 있다. [연합]
제주에서 중학생을 살해하고 도주한 혐의를 받는 A씨가 21일 오후 구속 전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제주동부경찰서에서 제주지법으로 이송되고 있다. [연합]

과거 연인 관계였던 여성의 중학생 아들을 살해한 뒤 도주하다 붙잡힌 40대 남성에 대한 신상공개 여부가 주목된다.

피의자 백모씨(48)는 지인 김모씨(46)와 함께 지난 18일 오후 제주시 조천읍 한 주택에서 C(16)군을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백씨는 사실혼 관계에 있던 B군의 어머니와 결별한데 앙심을 품고 장갑 등을 준비해 주택 뒤편으로 침입하는 등 계획적으로 범행을 준비한 정황과 C군의 손과 발을 결박하고 살해하는 등 잔혹성을 보였다. C군의 사인은 경부 압박에 의한 질식사다.

제주에서 신상이 공개된 범죄자는 2016년 제주시 연동 소재 성당에서 새벽기도를 하고 있던 여성 신도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중국인 남성 천궈루이(징역 25년 확정)와 2019년 5월 26일 전 남편을 살해하고 시신을 잔혹한 방법으로 유기한 고유정(무기징역 확정), 수십명의 청소년 성 착취물을 제작해 배포한 배준환(항소심 징역 15년·상고심 진행 중) 등 3명이다.

신상공개는 사회적 관심이 높고, 범행 수법이 잔혹하고 피의자가 그 죄를 범했다고 믿을 만한 충분한 증거가 있을 때 국민의 알권리와 강력범죄 예방을 위해 이뤄진다.

경찰이 신상공개 여부를 검토하는 이유이다.

그러나 백씨의 경우 검토 단계일 뿐 신상공개위원 소집 여부도 현재로서는 불투명하다.

신상공개 기준이 명확하지 않아 주먹구구식으로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보니 여론에 의해 좌우될 수 있어 신중론이 제기된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백씨는 21일 오후 현재 제주지방법원에 출석해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고 있다. 백씨의 경우 신상공개 여부를 검토할 정도로 사안이 중대한 만큼 구속 가능성이 점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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