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의자 과거 “가장 소중한 것 빼앗겠다”
경찰, 장갑 등 준비 계획 범행 입증 자신

제주에서 중학생을 살해하고 도주한 혐의를 받는 A씨가 21일 오후 구속 전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제주동부경찰서에서 제주지법으로 이송되고 있다. [연합]
제주에서 중학생을 살해하고 도주한 혐의를 받는 A씨가 21일 오후 구속 전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제주동부경찰서에서 제주지법으로 이송되고 있다. [연합]

과거 연인 관계였던 여성의 중학생 아들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40대 남성이 유치장에서 자해 소동을 벌였다.

23일 제주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22일 오후 1시36분경 제주동부경찰서 유치장에 수감 중인 A씨(48)가 벽에 머리를 박으면서 자해했다.

A씨는 119구급대에 의해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봉합 치료를 받고 다시 유치장에 수감된 상태다.

A씨는는 공범 B씨(46)와 함께 지난 18일 오후 제주시 조천읍 한 주택에서 C(16)군을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살인 혐의에 대해서는 인정하지만 우발적인 범행이라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로 실랑이를 벌이는 과정에서 C군이 숨졌다는 것이다.

경찰은 A씨가 사실혼 관계에 있을 때부터 자주 폭행과 협박을 일삼았고 이 과정에서 C군의 어머니에게 “너에게 가장 소중한 걸 빼앗겠다”는 발언을 한데다, B씨와 함께 장갑 등을 준비해 주택 뒤편으로 침입하는 등 계획된 범행을 입증하는데 자신하고 있다.

B씨는 “A씨와 현장에 함께 갔을 뿐 범행에 가담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경찰은 C군이 끈으로 결박 돼 숨졌던 만큼 함께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A씨가 사실혼 관계에 있던 C군의 어머니와 결별한데 앙심을 품고 계획적으로 범행한 것으로 보는 한편, 이들이 범행 현장에서 3시간 가량 머물렀다는 사실을 토대로 C군 뿐만 아니라 C군의 어머니도 범행 대상으로 삼았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조사하고 있다.

한편, 경찰은 A씨의 신상공개 여부를 검토한 끝에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신상공개는 국민의 알권리 보장과 재범방지, 범죄예방 등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하다고 인정될 때에 한해 신중하게 결정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경찰은 잔인성과 공공의 이익 부분을 충족하지 못한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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