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광석·김시남 첫 재판서 살인 고의성 부인
“옛 동거녀 한 번만 보고 목숨 끊으려” 발언
“그래서 목숨 끊었느냐” 질문엔 묵묵부답

왼쪽부터 백광석, 김시남
왼쪽부터 백광석, 김시남

옛 동거녀의 중학생 아들을 살해한 백광석(48)은 첫 재판에서 살인의 고의성을 부인했다. 또한 범행 현장에서 3시간가량 머문 이유에 대해서는 “옛 동거녀의 얼굴을 한번만 보고 자신이 살해한 A군(15)을 따라 목숨을 끊으려고 했다”는 취지로 답변했다.

살인에 대한 고의성과 살해된 A군의 어머니도 범행 대상으로 삼았는지 여부가 이번 재판의 쟁점인데 이를 모두 부인한 것이다.

백씨와 김시남(46)은 지난 7월 18일 제주시 조천읍의 한 단독주택에 침입해 피해자인 A군을 결박해 목을 졸라 살해한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됐다.

백씨와 함께 살인 등의 혐의로 기소된 김씨도 “범행 현장에 함께 갔을 뿐 범행은 하지 않았다”고 부인했다.

백광석은 1일 오후 제주지방법원 제2형사부(재판장 장찬수 부장판사)서 열린 첫 재판에서 “그래서 A군을 따라 목숨을 끊었느냐”는 재판장의 질문에 아무런 대답을 하지 못했다. 또한 판사가 “애초부터 범행 계획이 없었다면 초인종을 누르지 않고 왜 담을 넘었느냐. 피고인으로부터 살해된 중학생에게 무슨 죄가 있느냐”고 따지자 백광석은 긴 침묵을 이어가다가 “아무런 잘못이 없다”고 말했다.

장 판사는 “이런 끔찍한 결과를 이해할 사람이 있겠느냐. 아무도 없다”고 일침을 가하기도 했다.

숨진 A군의 어머니 B씨도 법정에 나와 심통한 표정으로 재판과정을 지켜봤다. 장 판사가 “발언 기회를 주겠다고 하자”B씨는 “다음 기일에 하겠다”고 했다.

다음 재판은 오는 29일 오후 3시에 진행된다. 이날 재판에서는 진술분석관이 검찰 증인으로 출석하며 김시남은 자신의 혐의 부정하기 위해 공범인 백광석을 증인으로 내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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