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동거녀의 중학생 아들을 살해한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된 백광석(48)·김시남(46)에 대한 두 번째 공판에서 백씨가 공동 살인 범행임을 주장하자 김씨는 “피해자에게 미안한 감정이 있다면 거짓말을 하지 말라. 형님(백씨)이 혼자 살인한 것”이라며 격하게 맞섰다.

29일 오후 제주지방법원 제2형사부 장찬수 부장판사의 심리로 열린 이들에 대한 두 번째 공판에서는 백씨의 단독 살인인지 공동 살인 여부가 쟁점으로 부각됐다. 동거녀 아들 A군(15)이 목이 허리에 졸려 살해될 당시 김씨가 실질적으로 관여했는지 여부다.

이날 재판에서 김씨는 자신의 혐의를 부정하기 위해 백씨를 증인으로 내세웠다.

김씨는 “모든 범행은 형님(백씨)이 다 계획하고 죽인 것”이라며 “저는 도와달라고 해서 따라갔을 뿐 죽일 마음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백씨는 “본인은 어떤 처벌을 받아도 상관없다. 피해자에게 속죄하는 심정으로 솔직히 말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러한 논란이 나오는 것은 백씨의 진술 번복 때문이다. 살인 직후 백씨는 어머니에게 전화를 걸어 “사람을 죽였다”고 털어놨다.

이와 관련해 백씨는 “범행 직후 스스로 목숨을 끊어 김씨가 사건과 무관하다는 알리바이를 만들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백씨는 범행 직전 김씨에게 “이야기가 잘되면 아무 일이 없고, 살인해도 적발될 일이 없다”고 말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자신의 카드를 김씨에게 건네며 비밀번호까지 알려줬다. 살인으로 이어지지 않을 경우 카드를 돌려받을 생각으로 줬다는 것이다.

검찰측 증인으로 진술분석관 3명이 출석해 심문을 받았지만 거짓말 탐지기 조사 결과는 증거로 쓸 수 없기 때문에 채택되지 않을 전망이다. 세 명의 조사관이 조사를 벌였지만 백씨는 판단불능이, 김씨는 거짓 반응이 나왔다.

A군의 어머니는 진술을 통해 “백씨에게도 참 잘했던 아들이다. 그런 아들을 잔혹하게 살해한 것”이라며 “제2의 피해자가 나오지 않기 위해서 아들의 마지막 원한을 풀 수 있도록 엄벌을 내려달라”고 눈물로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