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시지ㆍ연출력ㆍ게임규칙
무대미술 등 4대 성공요인
넷플릭스 한국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이 마침내 넷플릭스가 서비스 중인 83개국에서 모두 1위를 차지하는 대기록을 세웠다.
이른바 '발리우드'로 불릴 정도로 영화 산업이 강세인 인도시장의 벽마저 뚫고 명실상부한 전 세계 1위 달성에 마침표를 찍었다.
방송가에서는 '오징어 게임'이 한국은 물론 세계 드라마사에서 꾸준히 회자할 작품으로 남을 것으로 기대하면서 성공 요인을 분석하는 데 여념이 없다.
'오징어 게임'의 엄청난 흥행 요소는 ▲ 인간의 욕망을 다룬 메시지 ▲ 긴장과 이완을 절묘하게 버무린 빼어난 연출력 ▲ 메시지 전달을 위한 주된 소재인 게임 규칙의 단순함 ▲ 무대 미술의 힘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
메시지 측면에서는 칸 황금종려상과 아카데미상 작품상ㆍ감독상 등을 휩쓴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처럼 지하에 내몰린 인류의 욕망을 건드렸다는 점이 호평받는다. 현생 인류 대부분이 채무자로 사는 시대, 어려운 게임도 아닌데 운만 잘 따르면 '한탕'으로 처참하고 지옥 같은 삶을 벗어날 수 있다니 눈이 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10년 전부터 기획했다는 황 감독의 군더더기 없이 뛰어난 연출력도 빼놓을 수 없다.
원로 감독인 김영진 전 KBS PD는 "외국인에게도 설명이 필요 없는 게임 선정, 단순한 구성과 진행이 매력적인 작품"이라며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부터 달고나 뽑기, 구슬치기, 오징어 게임 등 모든 게임이 넌버벌(non-verbal) 수준이고 보는 순간 그냥 알 수 있다. 'Don't tell me, show me'(설명할 필요 없이 보여줘라) 기본 공식의 구현"이라고 극찬했다.
황 감독도 인터뷰에서 메시지를 강렬하게 전달하기 위해 일부러 게임들은 쉬운 것으로 배치했다고 설명한 바 있다.
지금껏 나온 한국 드라마 중 가장 화려하고 스케일이 큰, 창의적인 무대 미술을 보여줬다는 반응도 뜨겁다.
'오징어 게임'이 국내 드라마 시장에는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창의적인 제작자들이 단숨에 세계의 주목을 받을 기회가 늘어난 것은 좋은 현상이지만, 저작권부터 모든 걸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에 내주는 하청 기지로 전락할 우려가 있다는 비판이다.
조영기 한국인터넷기업협회 사무국장은 "넷플릭스가 자본을 모두 다 대고 있으며 실패할 리스크들을 고려해 비용을 지급하고 권리를 가져간다"며 "그들이 지금까지 감수한 리스크는 언급하지 않고 바로 판권을 나눠야 한다고 말하거나 특히 그것을 정부 규제로 풀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