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망 위기·인플레 압박 이어...자산 거품·금리 인상 위험 요인

세계 경제 곳곳에 경고등이 들어오고 있다.

'세계의 공장'인 중국의 전력난 가중, 유가 등 원자재 가격 급등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박, 그동안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각국의 초저금리와 양적 완화 정책에 따른 부채 급증과 부실 확대 우려 등이 커지고 있다.

최악의 경우 세계 경제가 여러 악재의 복합적인 작용으로 위기에 빠지는 '퍼펙트 스톰'이 닥칠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온다.

당장 눈앞에 닥친 것은 에너지 대란이다. 중국은 전력난으로 공장 가동에 차질을 빚는 등 몸살을 앓고 있다. 이는 반도체, 자동차 부품, 스마트폰 부품 등의 글로벌 공급망도 얼어붙게 하고 있다.

국제 유가는 계속 뛰면서 세계 경제의 불안을 키우고 있다. 지난 11(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1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1.5% 오른 배럴당 80.52달러로 마감했다. 201410월 이후 7년 만에 80달러를 넘어섰다.

하루 앞서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유가와 전기 등 에너지 가격 상승이 미국 경제를 위협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공급망 위기로 세계 경제가 회복 경로를 이탈하는 퍼펙트 스톰이 일어날 수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원자재와 에너지발 물가 상승에 따른 생산과 소비 위축은 코로나19 사태 장기화까지 더해져 경제 성장세 약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한국도 대외 환경 악화의 영향을 고스란히 받고 있다. 국제 유가 상승으로 국내 전국 주유소의 휘발유 가격은 3주 연속 올랐다. 10월 첫째 주 휘발유 판매 가격은 1654.4원으로 전주보다 8.7원 상승했다.

소비자물가는 9(2.5%)까지 6개월째 2%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개인서비스, 농축수산물, 가공식품, 집세 등 오르지 않은 품목을 찾아보기 어렵다.

국책연구원인 한국개발연구원(KDI)'10월 경제동향'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대면서비스업 부진으로 회복세가 둔화한 가운데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도 확대되며 하방 위험이 증대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 이유로 코로나19의 확산과 방역조치의 장기화, 원자재 수급과 물류 불안을 꼽았다.

국내외 증시는 스태그플레이션(불황 속 물가 상승) 우려까지 더해지며 약세를 보이고 있다. 원화 가격도 약세다. 한국은행은 대내외 경제 불안에 따라 12일 기준금리를 연 0.75%로 동결했지만 물가 상승과 가계부채 증가 억제를 위해 내달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커졌다.

정은보 금융감독원장은 지난달 28"미국에서 테이퍼링과 기준금리 인상 논의가 본격화하고, 헝다 그룹 사태 등에 따라 중국 부동산 부문의 부실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며 금융 부문의 퍼펙트 스톰 대비를 주문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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