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캘리그리피 ‘항아공방’ 서옥희 대표
매주 2~3차례 바다쓰레기 주워 세척과 건조 등 밑작업 통해 작품 구상
유목과 소라껍질 등 활용 우체통·부엉이 등 10여종 체험행사에 판매도 

캘리그래피를 하는 향아공방 서옥희 대표는 3년전 제주로 이주오면서부터 해양쓰레기를 활용한 업사이클링에 관심을 가져 현재는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해양쓰레기로 주운 나무에다가 부엉이도 얹고 다양한 작품을 만들고 있다.”
서옥희 향아공방 대표는 구좌읍 김녕리로 이주 온 이주민이다. 3년 전 각박한 도시생활에 염증을 느껴 찾은 곳이 제주였고, 이곳 김녕리에 정착했다. 이곳에 정착하면서 ‘향아공방’이라는 공방을 차려 생업으로 삼고 있다.
서 대표의 원래 직업은 캘리그라피이다. 캘리그래피(Calligraphy)는 손으로 그린 그림 문자라는 뜻으로 글씨를 아름답게 쓰는 기술을 말한다. 밋밋한 글자들을 평범함을 넘어선 독특하고 창조적인 표현을 할 수 있는 글씨를 만드는 새로운 예술장르이다.
그녀는 ‘캘리그라피’라는 직업의 장점을 살려 해양쓰레기의 업사이클링 전도사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서 대표가 해양쓰레기의 업사이클링에 관심을 갖게 된 시기는 제주에 이주오면서 부터라고 한다. 김녕해안가에서 보말(고둥)을 줍다가 문득 해안가에 떠밀려온 유목과 소라와 전복껍데기 등에 눈이 갔다. 유목과 소라껍데기 등에 색깔을 입혀 캘리그라피로 새 예술작품을 만들어 보겠다는 단순한 호기심이 발동하면서 시작했다고 한다.
서 대표는 “처음부터 업사이클링을 하겠다고 했던 일이 아니라 단순한 호기심에서 시작했는데 지금와서 생각해 보니 운명처럼 자원 재생을 넘어 쓰레기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는 업사이클링에 끌렸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녀는 그렇게 바다쓰레기에 끌린 이후로는 매주 2~3차례 김녕해안가로 나가서 유목과 소라.전복.조개껍데기를 주워온다고 강조했다. 주워온 바다쓰레기를 일일이 세척하고, 말리는 밑작업을 반복하면서 새로운 작품을 구상한다는 귀띔이다.  보기에는 쉬운거 같지만 바닷가에 가서 쓰레기를 주워모아 운반하고, 세척과 건조작업을 수차례 진행해야 하는 그야말로 힘든 노동이 뒤따른다고 토로했다.
이어 서 대표는 깨끗이 씻은 소라껍데기를 색칠하고 예쁜 글을 쓰는 캘리그라피 프로그램을 만들어 주변에 보급하기 시작했다. 또한 바닷가의 유목 등을 주워서 사포로 닦고 말리기를 반복하면서 우체통이나 부엉이작품을 만들어 전시를 하거나 판매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로는 대면 체험이 사실상 불가능해지면서 잠시 휴지기에 들어갔지만 올해 여름이후로는 김녕어울림센터에서 바다쓰레기를 이용한 캘리그라피 만들기 체험프로그램 강사로 참여하고 있다. 서 대표는 인근 김녕교회에서도 코로나19가 끝나는대로 바다쓰레기를 이용한 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해 달라는 부탁을 받는 등 바다쓰레기 업사이클링에 대한 주위의 관심이 점차 확산되는 추세라고 밝혔다.
특히 서 대표는 최근에 김녕어울림센터를 통해 제주대 학생들이 괭생이모자반을 활용한 종이생산 소식을 접하고는 이 업사이클링 종이에 캘리그라피를 하는 작업을 추가하면서 이제는 완벽한 업사이클링 작품을 제작하게 됐다고 한다.
최근들어서는 입소문을 타고 관광객들도 업사이클링 체험을 위해 ‘향아공방’을 찾고 있다고 한다. 서 대표는 코로나19가 끝나고 일상으로의 회복이 가시화되면 보다 적극적으로 바다쓰레기 업사이클링 전도를 위해 나설 계획이다. 
서 대표는 이를위해  바다쓰레기로 만드는 업사이클링 작품과 제품은 유목으로 만든 우체통과 괭생이모자반 원료의 종이 위에 다양한 글씨를 입힌 캘리그라피 작품, 부엉이만들기 등 10여종을 제작하는 등 체험 프로그램 확대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서 대표의 소박한 꿈은 앞으로 유리조각이나 폐플라스틱, 폐그물 등을 활용한 작품도 만들어 보고 싶다는 것이다.
서 대표는 끝으로 “처음에는 무심코 그냥 작품을 만들기 위해 시작했던 일이 이제는 바다쓰레기 업사이클링이 주업으로 됐다”면서 “바다쓰레기가 그냥 낭비되는 자원이 아니라 완전히 새로운 예술작품으로 만들어지는 제주의 자원순환형 체계로 전환하는데 일조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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