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제주한달살기 - 한수연씨
서울사람들 제주로 오는 것은  로망....현실여건 맞지 않아 실행 못해
반려인 천만시대 불구 실내는 물론 야외활동에도 제한 못내 아쉬워

제주한달살기를 하는 한수연씨 가족.

▲ 제주매일에서 시행하는 제주한달살기 체험 프로그램에 참가하게 된 이유는.
= 예전부터 생각을 했던 일이지만 남편이 회사를 다녀야 하기 때문에 전 가족이 온다는 것이 엄두가 나지 않았다. 이번에는 친정어머니가 같이 가겠다고 해서 한달살기를 할만 하겠다고 생각했다. 아이들이 아직 초등학교에 가기 전에 좀 더 어렸을 때여서 좋은 기회가 왔다고 생각해서 참가하게 됐다. 구좌읍 세화리에서 한달살기를 체험했다. 한번 살아보자 하고 갔는데 또 가고 싶다.
▲평소 제주로 이주오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지.
= 제주에 이주 오는 생각은 서울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생각해 보는 것이다. 친구가 제주도에 사는데 부럽기도 하고, 아이들이 도시생활 말고 자유롭게 자연에서 지낼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제주는 시골이라기 보다 바다도 있고, 이국적인 그런 면이 많아서 선택하게 됐다. 누구나 살면서 제주에 사는 것이 로망이라고 생각한다. 남편 직장 문제가 제일 걸리는 일이다.  
▲한달살기를 하고 있는데 여행과 다른 점은 어떤 것인가.
= 결혼 전에는 자주 왔었지만 아이들이랑 처음으로 제주에 왔다. 이번에 한달살기를 하면서는 아이들이 있기 때문에 어디를 가더라도 좀 제약이 있고, 강아지도 있어서 움직이는데 좀 힘들었다. 남편과 단 둘이면 아무데나 편하게 돌아다닐 수 있는데 아이들이 있기 때문에 애들 위주로 생활하게 됐다. 관광지를 가더라도 아이들과 강아지 위주로 목적지를 선택하게 됐다. 제한은 있었지만 느낌은 달랐다.  남편과 둘이만 제주에 왔을 때는 제주도가 좋기는 하지만 살면서 심심하겠다는 생각을 했다면 애기들이랑 갔더니 애들도 좋아하고 아이들 키우기에 좋다는 생각이 들어서 제주에 거주하고 싶다는 마음이 더 깊어졌다.
▲ 제주도로 이주해서 왔다가 실패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은 없는지.
= 가장 큰 것이 남편의 직장이다. 직장을 포기하고 가야하기 때문에 뭘 해서 먹고 살아야 하나 하는 걱정이 제일 크다. 두 번째는 제주도 물가가 생각보다 비싸다. 실제로 집에서 밥을 해먹고 요리를 하다보니까 좀 비싸다는게 체감이 되더라. 그리고 ‘텃새’도 좀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척박한 환경이다 보니까 마음의 여유가 좀 없다는 얘기도 친구한테 들었다. 다 좋았는데 살갑게 대하는 그런 느낌은 없어서 살게 되더라도 좀 힘들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살다보면 불편한게 많다, 도시에서 살다가 섬으로 가서 산다는 것이 타지니까 겁이 나는 것도 있고, 쉽게 결정하기는 힘든 부분이 있다. 
▲ 제주한달살기에서의 하루일정은 어떻게 보내고 있는가
= 애들이 있으니까 한 달이라는 짧지 않은 시간이었기 때문에 여유롭게 생활했다. 애들은 마당에서 놀고, 바닷가 슬슬 걸어갔다가 오던지 가까운데 가기도 했다. 오일장도 가서 구경도 하고 여유있게 진짜 거기에 사는 사람들처럼 생활을 해보려고 했다. 관광지를 돌아다니려고 하지 않았다. 제주도에 있는 그 자체를 가지고 즐기면서 살았다.
▲제주로 이주를 결정하는데 가장 어려운 부분은 뭔가
= 강아지를 데리고 갔는데 제주도내 오름이나 이런 곳들은 강아지를 데리고 올라갈 수 있는 곳이 많이 않았다. 자연이고, 실외활동에는 제약이 많이 없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강아지랑 산책할 때도 오름을 가볍게 올라갈 수 있는 곳이 의외로 적었다. 관광지나 숲도 대부분이 강아지를 데리고 들어갈 수 없는 곳이어서  제주에 살게되면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저희는 강아지를 정말 가족처럼 키우는 입장이다. 반려인이 천만시대인데 좀 아쉬웠다.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은. 
= 이번 제주 한달살기를 체험한 이후로 아이들과 함께 제주로 이주오고 싶다는 생각을 보다 깊게 하게 됐다. 강아지를 키우는 사람들이 천만명이 되는 만큼 야외활동에 강아지를 데리고 자유롭게 다닐 수 있는 곳이 제주도에도 많아졌으면 한다.

저작권자 © 제주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