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공항 선별진료소 근무자들 정신력으로 버텨
“해뜨기 전 가장 어두운 시기” 희망 있기에 최선

제주국제공항 선별진료소에서 오성자씨(59세)가 코로나19 검체를 채취하고 있다. 
제주국제공항 선별진료소에서 오성자씨(59세)가 코로나19 검체를 채취하고 있다. 

몸은 멀지만 마음만은 가까운 명절이 수년째 계속되고 있다. 최근 오미크론확산까지 더해지면서 연휴에도 사람들의 얼굴을 보기가 힘들어졌다. ‘지지고 볶는명절이 그립기까지 하다. 끝이 보이지 않는 코로나 터널, 언젠가는 마스크를 벗는 날이 오리라는 작은 희망을 품은 채 사투를 벌이는 사람들이 있다.

제주국제공항 워크스루 선별진료소는 밤낮 할 것 없이 분주한 모습이다. 이곳의 의료진들은 공항뿐만 아니라 항만에서 오는 검사자들을 맞이하며 온종일 코로나와 싸우고 있다.

워크스루 선별진료소 근무자 오성자씨(59)마지막 비행기가 연착되면 밤 12시에도 사람들이 찾아 온다불규칙 적인 생활로 힘들기는 하지만 각오한 만큼 정신력으로 버티고 있다고 말했다.

오씨는 이어 “‘해뜨기 전이 가장 어둡다는 말처럼 지금이 그런 시기라고 생각한다언젠간 어떤 식으로 일상을 되찾을 날이 오리라고 본다. 그런 희망이 있기 때문에 열심히 한다고 마음을 전했다.

같은 곳에서 근무하는 이부사자씨(65)는 벌써 4번째 명절을 반납했다. 그는 개인적인 시간도 전부 여기에 맞추고 있다. 명절에는 더 많은 사람들이 공항에 몰리다 보니 휴일이고 뭐고 없다“(코로나19) 어차피 가족모임도 갖지 못하니 이번에도 일을 하기로 했다고 사정을 밝혔다.

이어 이씨는 스스로 먼저 방역수칙을 지키는 것이 내 가족과 사회를 지키는 방법이라며 명절에 가족들을 만나서 회포도 풀고 싶겠지만, 조심해서 방역수칙을 따라주시면 좋겠다고 도민들에게 당부했다설 .

설 명절을 앞두고 연일 최다 확진자가 쏟아지는 가운데 제주시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코로나19 검사를 하려는 도민들이 대기하고 있다. 
설 명절을 앞두고 연일 최다 확진자가 쏟아지는 가운데 제주시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코로나19 검사를 하려는 도민들이 대기하고 있다. 

임해숙(50)씨는 제주시 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코로나 검체 채취자로 일하고 있다. 그는 코로나19 이전에 제주공항 국제선 동식물검역소에서 근무했지만, 코로나가 해외로 가는 하늘길을 끊자 일도 함께 끊겼다고 말했다.

임해숙씨는 이번 명절 연휴에는 매일 이곳에 나와 일하려고 한다아직 일한 지 한 달뿐이 안돼서 힘든 것은 크게 없다고 웃어보였다.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한 자영업자들에게도 마음이 무거운 명절이 계속되고 있다. 코로나 확산이 거세질 때마다 이들의 희생은 커져만 갔다. 애월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김씨(40)방역수칙으로 9시까지만 영업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 저녁장사가 매우 힘들다고 토로했다.

김씨는 이번 설 명절은 연휴에 문을 연 식당을 찾아다니는 관광객들에게 홍보의 기회로 생각하려 한다면서 제사도 매우 중요하지만 어쩔 수 없이 가게를 열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설 명절, 가족 간의 만남도 자제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제주를 찾은 관광객들에게라도 기대를 걸어보는 것이다.

비단 의료진과 자영업자뿐 아니라 수많은 사람들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희생하며 우리의 일상을 지켜주고 있다.

매번 명절 때마다 이번 명절은 방역의 최대 고비이자 일상회복의 전환점입니다.”라는 이야기가 반복된다. 이번 설만큼은 정말로 우리 모두가 힘을 보태 이들이 소중한 일상을 하루 빨리 되찾을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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