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는 지고 女 배구ㆍ女 축구는 이기고

3연속 종합 2위 수성에 나선 한국 선수단이 '대만발 폭풍'에 울고 웃었다.

한국은 제15회 도하아시안게임 개막을 하루 앞둔 30일(현지시간) 야구와 여자 배구, 여자 축구 등 3 구기 종목서 대만과 격돌했다.

3개 종목 모두 이번 대회서 금메달을 목표로 하고 있는 만큼, 대만과의 서전을 승리로 장식해 상승세를 띄우기를 바랐다.

방심만하지 않으면 충분히 승리를 거둘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대만에게 단단히 혼쭐이 났다. 여자 배구는 천신만고 끝에 승리를 챙겼고 야구는 어이없는 패배를 당했다.

가장 먼저 대만 타도에 나섰던 야구는 투수력 난조와 타선 응집력 부족으로 대만에 2-4로 패했다.

선발투수 손민한(롯데)은 4회 들어 급격히 흔들리더니, 천룽지에게 솔로 홈런을 얻어 맞았고 린즈셩에게 1타점 적시타를 허용했다. 이어 5회 시에지아시엔에게 또 다시 솔로 홈런을내줬다.

세번째 투수 장원삼(현대)이 1점차로 추격하던 8회초 또 다시 천룽지에게 솔로 홈런을 맞으며 무너졌다.

이진영이 2타점으로 맹타를 휘둘렀지만 한국은 7차례나 선두 타자를 진루시키고도 후속타 불발로 추가점을 뽑아내지 못했다.

이번 대회서 야구가 토너먼트가 아닌 풀리그 방식으로 치러져 금메달 전선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이달 들어서만 대만과 3번 싸워 모두 패하며 극심한 위기 상황에 직면했다.

반면 여자 배구는 김연경과 황연주(이상 흥국생명)를 앞세워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대만의 날카로운 공격을 막지 못하면서 1, 2세트를 연달아 내줬다. 지난 3일 세계여자선수권대회서 17년만에 당한 패배가 재현되는 듯 했다.

그러나 3세트 들어 공격과 수비가 살아나면서 대만을 맹추격했다. 33분간 혈전 끝에 김사니(도로공사)와 한송이(도로공사)의 연속 득점과 황연주의 마무리 공격으로 25-23으로 따냈다.

기세가 오른 선수들은 자신감이 한층 붙었고 김연경의 막판 활약으로 4, 5세트를 연달아 가져오며 짜릿한 승리를 맛봤다.

여자 축구도 '여고생 골잡이' 지소연(위례정산고)의 연속골로 대만을 2-0으로 이겼다.

처진 공격수로 선발 출장한 지소연은 전반 13분 절묘한 드리블로 수비수 2명을 잇따라 제치고 낮고 예리한 슈팅으로 선제골을 뽑았다. 15세 293일로 남녀 통틀어 A매치 최연소 골 신기록이다.

지소연은 지난 10월 28일 피스퀸컵 브라질과의 개막전에 교체 출장하며 최연소 A매치 출전 기록을 갈아치운바 있다.

지소연은 후반 22분 추가골까지 뽑으며 원맨쇼를 펼쳤다.

이날 승리로 여자 축구는 조별리그 첫 승을 거두며 4강 진출에 청신호를 켰다.

한편 대회 2연패에 도전하는 남자 농구도 '복병' 바레인을 106-80으로 크게 이겼다.

방성윤(SK)과 양희종(연세대) 등 부상 선수를 빼고 선수를 골고루 기용한 남자 농구는 단 한 번도 역전을 허용하지 않는 등 시종일관 주도권을 쥐었다.

양동근(모비스)이 팀 최다인 20점을 몰아 넣었고 하승진(15점 15리바운드), 서장훈(삼성, 14점), 김주성(동부, 14점 9리바운드), 이규섭(삼성, 16점 3점슛 5개) 등도 두자릿수 득점을 올렸다.

허리 부상에서 갓 회복한 김승현(오리온스)도 7점 7어시스트를 기록, 쾌조의 컨디션을 보였다.

남녀 탁구는 나란히 단체전 4강에 진출했다.

일본에 고전한 끝에 8강에 오른 여자팀은 '약체' 인도를 맞아 한 수위의 기량을 선보이며 3-0으로 완파했다.

남자팀도 주세혁(삼성생명)과 이정우(농심삼다수)를 앞세워 몽골에 3-0 완승을 거뒀다.

남녀 탁구는 각각 홍콩과 중국을 상대로 결승행을 다툰다.

또한 남녀 배드민턴은 명암이 엇갈렸다.

남자팀은 단체전 예선 1라운드서 베트남을 맞아 이현일(김천시청)이 첫 세트를 내줬지만 정재성(삼성전기)와 이용대(화순실고) 등이 제몫을 다해내며 4-1 역전승을 거뒀다.

그러나 여자팀은 일본에 2세트를 먼저 따내고도 내리 3세트를 내주며 뼈아픈 패배를 당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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