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부터 시작이다.” 제15회 도하아시안게임에 출전한 한국 선수단이 본격적인 메달 사냥에 나섰다. 한국은 대회 사흘째인 3일 금메달 3개와 은메달 5개, 동메달 7개를 추가하며 3회 연속 종합 2위 수성에 본격적으로 나서기 시작했다. 한국은 이날 슈퍼스타 탄생을 알렸다. ‘한국 수영의 희망’ 박태환(경기고)이었다. 박태환은 하마드 아쿠아틱센터서 열린 수영 남자 자유형 200m 결승서 1분47초12에 물살을 가르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지난 8월 범태평양선수권대회에서 자신이 세운 아시아 최고기록(1분47초51)까지 경신해 두 배의 기쁨을 누렸다. 이날 자유형 200m 예선서 1분49초75를 기록, 1위로 결승에 오른 박태환은 절정의 컨디션을 과시했다. 경기 전 음악을 들으며 마음의 안정을 유지한 박태환은 시작 호각 소리와 동시에 빠르게 입수했다. 박태환은 초반 호소카와 다이스케(일본)와 장린(중국)의 뒤를 이어 레이스를 펼쳤다. 그러나 100m지점을 넘어서면서 승부수를 띄우고 스퍼트를 발휘, 선두로 치고 나갔다. 150m 지점을 1위로 통과한 박태환은 경쟁자들을 여유있게 따돌리고 가장 먼저 골인했다. 앞으로 자유형 100m와 400m,1500m에 출전하는 박태환은 두 종목서 모두 1위로 통과할 경우, 지난 82년 뉴델리대회의 최윤희 이후 24년만에 수영 3관왕이 된다. 유도에서는 이틀 연속 금맥을 찾았다. 황희태(상무)는 남자 90kg급 결승서 막심 라코프(카자흐스탄)를 맞아 한 수 위의 기량을 과시하며 금메달을 따냈다. 라코프의 공세를 효과적으로 막아내던 황희태는 경기 시작 2분30초 상대가 지도를 받아 앞서 나갔다. 기선을 제압한 황희태는 적극적으로 라코프를 몰아붙였고, 1분56초를 남기고 배대뒤치기로 유효 하나를 보탰다. 이후 라코프의 공격을 잘 막아내며 금메달을 거머 쥐엇다. 아테네올림픽서 메달 획득에 실패해 병역 혜택을 받지 못해 군복무 중인 황희태로서는 감격적인 금메달이었다. 하지만 기대를 모았던 배은혜(동해시청)와 공자영(용인대)은 아쉽게 은메달에 머물렀다. 배은혜는 여자 70kg급 결승서 체력 열세를 극복하지 못하고 아테네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우에노 마사에(일본)에게 일방적인 공세를 당한 끝에 한 판으로 패했다. 지난 부산 대회에 이은 2연속 은메달. 여자 63kg급 결승에 오른 공자영도 수유후아(중국)를 제압하지 못하고 경기 시작 2분 35초만에 한 판패를 당했다. 여자 정구 대표팀도 극적인 금메달을 따냈다. 일본과의 여자 단체 결승전서 기적같은 2-1(2-5 4-3 5-4) 역전승을 거둔 것. 민수경(하나은행)과 이복순(농협중앙회) 복식조가 첫 세트서 2-5로 패하며 불안하게 출발한데다 2세트 단식에서도 에이스 김경련(안성시청)이 츠스이 미와에게 연속 3게임을 내줘 패색이 짙었다. 하지만 김경련이 4번째 게임부터 에이스다운 저력을 과시하며 내리 4세트를 따내며 2세트를 승리로 장식했다. 기세가 오른 여자 정구팀은 김지은(농협중앙회)과 이경표(안성시청) 복식조가 마지막 세트서 우에하라 에리-하마나카 히로미조와 풀게임까지 가는 접전 끝에 7번째 게임을 이기며 극적인 역전승을 장식했다. 이로써 여자 정구는 지난 94년 히로시마 대회 이후 4연속 우승이라는 위업을 달성했다. 남자 정구도 몽골을 2-0으로 완승, 선수단에 동메달 하나를 신고했다. 또한 이번 대회 첫 메달을 선사한 사격도 메달을 쏟아냈다. 그러나 기대했던 금메달은 없었다. 간판스타 진종오(KT)는 남자 10m 권총 개인 결승서 100.4점을 쏴, 본선 합계 683.4점으로 탄종리양(중국)과 김종수(북한)에 이어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본선 3위로 결승에 오른 진종오는 김종수와 1점차밖에 나지 않아 은메달에 대한 희망을 키웠으나 첫 격발서 9.6점으로 격차가 더 벌어진데다 4,7번째 격발서 9.3점에 그쳐 추격의 실마리를 놓쳤다. 진종오는 이대명(송헌고), 김영욱(경북체육회)와 팀을 이뤄 출전한 남자 10m 권총 단체전서 총 1793점을 기록, 중국(1744점)에 이어 은메달을 따냈다. 박봉덕(부산체육회), 전동주(경기도청), 이현태(KT) 등으로 구성된 팀도 남자 50m 소총복사 단체전에서도 1758점을 합작해 은메달을 획득했다. 김병희는 여자 10m 권총 결선서 스라오 하벤(인도)를 누르고 극적인 동메달을 따냈다. 16년만의 단체전 우승에 나선 남자 탁구는 ‘세계 최강’ 중국의 높은 벽을 넘지 못했다. 그러나 선전했다. 첫 게임 주자로 나선 유승민(삼성생명)이 왕하오에게 0-3으로 패한 탁구팀은 ‘맏형’ 오상은(KT&G)이 마린과 풀세트까지 접전을 펼친 끝에 패했다. 주세혁(삼성생명)도 천치에게 한 세트를 빼앗는 등 최선을 다한 가운데 아쉽게 무릎을 꿇었다. 여자 탁구도 중국에 패해 북한과 나란히 동메달을 따냈다. 박성백(서울시청)은 사이클 남자 개인도로 결승에 나서 3위로 통과,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 사이클이 도로종목서 메달을 따낸 것은 지난 90년 베이징 대회 이후 16년만의 경사다. 역도 69kg급의 김선배(한국체대)도 인상 137kg, 용상 170kg 등 총 307kg으로 들어올려 동메달을 추가했다. 한편 대만, 일본에 연패한 야구는 필리핀을 화풀이를 하듯 7회 12-2 콜드승을 거뒀다. 대회 2연패에 나선 남자 농구는 이란에 75-89로 덜미를 잡히며 조별리그서 1승 1패를 기록했다. 여자 하키는 일본과 2-2로 비겼고 남자 핸드볼은 시리아를 상대로 38-36 신승을 거뒀다. 여자 체조 단체전에서는 4위에 머물렀고 남녀 볼링도 개인전서 입상하는데 실패했다. 한국은 대회 3일째까지 금 4, 은 7, 동 14를 수확, 중국과 일본에 이어 종합 순위 3위를 달리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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