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건혁-서귀포시 안전총괄과

지난 8월 강남 일대가 침수돼 큰 피해가 발생했을 때 이른바 ‘강남역 슈퍼맨’으로 불렸던 한 시민의 사진이 이슈가 된 적이 있었다. 
홀로 강남역 일대의 막힌 집수구를 뚫기 위해 맨손으로 쓰레기를 건져 올리며 집중호우에 맞서 고군분투하는 시민의 모습은 큰 감동을 안겨주었다. 깊은 감동과 함께 우리 마을에 대해 생각해보니 서귀포시에도 강남역 슈퍼맨처럼 매서운 비바람에 온몸이 다 젖어가는데도 내 마을, 내 지역을 지키려는 500여명의 슈퍼맨, 슈퍼우먼이 항상 있어 왔다.
이들은 생업을 갖고 각자의 일을 열심히 하다가도 지역 내에 재난 피해가 우려되면 두손, 두발 걷어붙이고 나서는 서귀포시지역자율방재단이다.
최근에도 제11호 태풍 힌남노가 지금까지 경험해보지 못한 초강력 태풍으로 불리며 북상 소식을 알려온 적이 있었다. 
우리나라 남부지역을 지나갈 것으로 예보됐고 특히 서귀포시 지역은 태풍이 관통할 것으로 예상되며 많은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태풍으로 인한 경로가 어느 정도 구체화 되자마자 역시나 서귀포시 각 읍면동의 지역자율방재단은 나뭇잎, 담배꽁초 등으로 막혀있는 집수구를 하나하나 정비하기 위해 나타났고, 밤을 지새우며 피해 예상지역을 예찰해 양수기를 선제적으로 가동했다. 이러한 서귀포시지역자율방재단의 헌신으로 서귀포시는 300mm 안팎의 많은 강수량과 강한 바람에도 큰 피해 없이 태풍을 막아낼 수 있었다는 생각이 든다.
항상 친근한 모습으로 우리동네를 묵묵히 지켜온 서귀포시지역자율방재단은 2006년 2월 창단된 민간단체로 20년 가까이 지역 내 재난 사전 예방 및 대응활동부터 긴급복구활동까지 재난의 모든 단계에서 소리 없이 활약하고 있다. 나는 이들을 진정한 ‘우리동네 슈퍼맨, 슈퍼우먼’이라고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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